◎대학교원 「정년보장」 불협화음/서울대등 정원 90%까지 책정/“자질향상등 취지 역행”/적정선개정 강력 권고신학기를 앞두고 교수·부교수의 정년보장 문제를 놓고 교육부와 국·공립 대학이 첨예하게 대립,앞으로 대학자율화 시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대해 나간다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의 취지에 맞춰 대학자체의 인사규정을 고쳐줄 것을 23개 국·공립 대학에 강력히 권고했다.
교육부의 이같은 조치는 서울대·경북대·부산대 등 19개 대학이 정년보장교원(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 등)의 정수를 대학별로 배정받은 교원정원의 80∼90%까지 책정,정년보장 임용제를 통한 교수들의 연구의욕 고취 및 자질향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자율화 시책의 일환으로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개정,이제까지 모든 대학교원에게 적용되던 재임용제를 완화,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학 의장이 기간을 정해 교원을 임용하도록 개선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 교수는 정년제(65세까지)가 적용되고 부교수는 대학의장이 정하는대로 정년제 또는 기간제(6∼10년)로 임용되며 조교수는 4년 이내,전임강사는 2년 이내로 기간을 정해 임용되게된다. 대통령령은 또 신규 채용되는 교수 또는 부교수에 대해서는 1차에 한해 3년의 범위내에서 대학의 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간제 임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교육부는 정년보장 교수의 정수와 대상자의 심사,조교수 및 전임강사의 구체적 임용기간을 대학의 장이 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수개인의 직업안정성을 높이고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자체 인사규정을 개정하고 정년보장교원 임용심사위원회를 설치한뒤 교원재임용 작업을 해왔다.
정년보장 교원심사위는 대학의 실정에 맞게 위원수를 5∼25명으로 구성했으며 심사기준은 대체로 ▲연구실적 및 학술활동 ▲교수(강의)능력 및 실적 ▲학생지도 능력 및 실적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자질 등을 심사,평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각 대학이 인사제도 자율화를 위한 모양새를 갖춰나가는 과정에서 약속이나 한듯 교육부의 당초의도와 빗나가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제주대를 제외한 22개 대학이 교수는 물론 부교수까지 정년을 보장했는가 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년보장 교원의 정수를 현재의 교수 및 부교수 수보다 상향책정,교육부의 제동을 받게 된 것이다.
경북대 경상대 공주대 부산대 서울대 순천대 안동대 전남대 창원대 충남대 충북대 서울시립대 등 12개교는 정년보장 교원의 정수를 대학별 교원배정의 90%로 정했다.
특히 부산수산대와 한국체육대학은 정년보장 교원의 정수를 정하지 않았고 전북대는 매학년초 총장이 정하도록 인사규정을 고쳐 교육부의 자율화시책이 무색해졌다. 교육부는 『정년보장 교원임용제를 채택한 것은 연구실적 및 강의능력 등 대학 교수로서의 자질을 갖춘 교원에 대하여 신분상 안정성을 보장,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사실상 모든 교원에 대한 정년보장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부는 『각 대학의 인사규정대로라면 전임강사로 채용된뒤 6년만 지나면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돼 교원간의 경쟁을 통한 연구의욕 고취와 자질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인사규정을 다시 손질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스스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취지에 맞춰 정년보장 교원의 정수를 적정하게 책정하는 등 인사규정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교원인사에 관한한 자율화를 철회해서라도 신분보장에만 급급하는 풍토를 바로 잡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임용기간이 끝나 오는 3월1일자로 정년보장 임용되는 교수·부교수를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가 41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대 15명,경북대 13명,충남대 11명,충북대·부산대 각 10명 등 1백37명으로 전체 배정정원의 1.48%에 달하고 있다.<설희관기자>설희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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