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락업 번창이 조직폭력배 키운다”/성인오락실·빠찡꼬 돈줄 역할/최근엔 해외조직과 연계 양상대검이 지난해에 이어 최근 두번째로 펴낸 「강력검사연구 논문집」에는 현장 지문감식이나 변사체의 사망시간 추정방법 등에 관한 기법을 소개한 현장수사관련 논문외에도 폭력조직의 실태와 대응책,조직범죄의 수사기법을 정리한 논문 3편이 실려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검찰이 그동안 전국 6대 지방검찰청에 강력부와 강력과를 설치,조직폭력배 및 마약사범수사를 전담해왔지만 조직폭력의 계보나 생리 실태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조직폭력배들을 직접 수사한 강력범죄전담 검사들이 수사경험을 살려 조직폭력배 및 조직범죄의 실태와 현황,대책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한 것은 큰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지검 강경지청장 조승식검사의 「조직범죄수사기법」이란 논문을 중심으로 강력검사가 발표한 3편의 논문내용을 요약한다.
▷조직폭력의 최근 동향◁
5공초기 계엄하에서 조직폭력배들에 대한 삼청교육 실시와 폭력조직 간부급에게 중형이 선고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한동안 자숙의 기미를 보이던 조직폭력배들은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소비향락산업이 번창함에 따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유흥업소 성인오락실 호텔빠찡꼬 등에 진출,막대한 자금을 축적해왔다.
87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폭력조직들은 자파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인 연합을 결성,폭력조직끼리 연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이 번개파와 함께 조직한 「신우회」,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이 조직한 「화랑신우회」 등은 대표적인 연합폭력조직이다.
이들은 해외여행 자유화에 편승,일본 미국 등 교민사회에까지 진출하거나 현지 폭력조직과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으며 마카오 등지의 해외도박장에까지 진출해 국내일부 유한부유층의 자금까지 해외로 끌어내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활동영역◁
얼마전까지만해도 도박개장 유흥업소 대상 금품갈취 청부폭력 등 「전통적인」 영역에 머물러있던 폭력조직들은 사회분위기가 이완되고 소비·향락풍조가 만연되는 틈을 비집고 들어와 활동영역을 광범위하게 넓히고 있다.
이들이 새로 손을 뻗치고 있는 「사업」은 대부분 합법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관광호텔의 빠찡꼬지분을 인수하거나 건축주를 협박,대형 유흥업소 경영권을 탈취하고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부동산을 헐값에 인수하는가 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에 자금조달을 미끼로 경영에 참가한 뒤 회사전체를 강취하는 수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일부조직은 건물철거작업 철거민시위 구사대 교회 및 사찰분규 등에도 돈을 받고 개입,폭력을 행사하고 인신매매도 서슴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폭력배의 칼부림◁
일반적으로 폭력조직은 조직의 탄생시기나 조직이 분열 또는 약화되었을 때,조직의 위세를 외부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별다른 동기없이 잔인한 칼부림사건을 일으킨다. 이같은 칼부림사건의 구체적 모의과정은 은밀히 점조직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색이며 피해자와 면식이 없는 사람을 하수인으로 선정,예리한 흉기를 사용해 치명상을 입게될 얼굴이나 심장부위를 피해 허벅지 팔등을 가격케함으로써 피해자가 평생 상처의 후유증으로 시달리게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다.
조직의 보스들은 조직을 위해 범행을 하고 검거된 하부조직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의 합의,변호사 선임,조직원에 딸린 식구들의 생활보장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후원해준다.
따라서 검거된 조직원은 조직상부로부터 범행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부인하게 되므로 조직의 보스는 칼부림사건을 교사하고도 여유있게 법망을 빠져나가게 된다.
▷단속대책◁
조직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두목과 행동대장 등 간부급을 철저히 검거,중형을 선고해 장기간 격리시킴으로써 조직에 대한 통제력과 일체감을 상실토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폭력조직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조직운영 자금이므로 자금원을 고갈시키는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폭력배들은 일본도를 비롯한 최신 호신용 장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이같은 무기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하고 밀수입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검·경과 행정기관 등이 유흥업소 등 폭력배서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학부모들과 학교가 함께 노력해 청소년 불량서클을 지도해야 한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마약범죄에도 깊숙이 개입/릴레이식 운반… 반입경로수시 변경
조직폭력범죄는 단순폭행과 상해의 단계에서 벗어나 집단폭력 유흥가 이권개입 및 도박 등의 범죄로까지 발전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마약류 거래 및 판매에도 손을 뻗치는 등 마약범죄와 연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의 폭력조직과 연계돼 활동범위를 넓힌 뒤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 고급 마약의 밀수입에도 개입,자금을 조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검마약과가 펴낸 91년도 「마약류 범죄백서」에 의하면 천연마약인 헤로인은 88년이후 3년간 전혀 압수된 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나이지리아인에 의해 운반되던 헤로인 3.19㎏이 압수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헤로인과 함께 세계 2대주종 마약으로 꼽히는 코카인의 밀반입도 급증,이미 88년 올림픽관광객에게 탁송된 화물에서 10g의 코카인이 발견된 이후 90년 부산에서 1백50g,서울에서 9백76g,91년 서울에서 3백18g 등이 압수돼 국내에 코카인 밀매시장이 상당히 개척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계당국은 헤로인 등 아편류 생산지역인 황금의 삼각지대(태국·미얀마·라오스)나 황금의 초승달지대(이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 밀반출되는 헤로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싱가포르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을 경유지 또는 소비지로 이용하는 추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마약이 각 나라마다 여러명에 의해 릴레이식으로 연결돼 운반되고 밀반입되는 실정이어서 폭력조직과 연계된 마약밀반입 및 밀거래 전문조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공항이나 항만의 단속활동이 강화되면 공해상에서 마약을 거래하는 등 운반경로를 수시로 변경하기 때문에 적발이나 검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내 공급조직을 적발하기 위해 검거된 마약사범을 정밀재수사,거래선과 폭력조직과의 연계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마약전문수사 인력을 늘리고 첨단수사 장비를 도입,수사기법을 현대화할 방침이다. 또 마약거래 및 투약자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국적으로 광역수사 체제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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