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받은 혜택” 대신 후배에 장학금지난 22일 졸업식을 마치고 모교 광운대 교정을 나서는 졸업생 이의상씨(26·전산과)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졸업식 전날인 21일 1천만원을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탁,4년 동안 자신을 성숙시켜준 학교에 작은 보답을 했다는 뿌듯한 기쁨 때문이다.
졸업식을 앞두고 이씨는 학교와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방안을 찾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아버지가 이 대학 이사장이어서 이씨 자신은 학비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만큼 생활이 넉넉한데다 성적도 뛰어나 4년내내 우등생 장학금을 받았다.
이씨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쩔쩔매는 친구들을 볼때마다 장학금을 받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며 『내손으로 후배들의 장학금을 마련,빚을 갚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앞으로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을 때내 학교에 기부할 생각으로 아버지와 상의했으나 아버지가 『우선 1천만원을 빌려줄테니 네가 적금을 들어 갚으라』고 제안했다.
학교에 돈을 전달한 이씨는 돌아오는 길에 은행을 찾아가 매달 30만원씩 3년을 붓는 정기적금 통장을 만들었다.
『야간경비원 등 고된일을 하며 학비를 조달하는 어려운 친구들이 아직도 많다』는 이씨는 『일부 대학생들이 과외교습으로 쉽게 번 큰돈을 아무렇게나 써버리는 경우가 많아 같은 대학생으로서 눈살이 찌푸려질때가 많았다』며 대학생들 사이에도 만연되고 있는 과소비풍조를 꼬집었다.
3남1녀중 장남으로 지난달 23일 동아증권에 입사한 이씨는 첫 봉급부터 전액을 손에 쥘수 없게 됐지만 열심히 일해 번 작은 돈이 고학하는 후배들의 학업을 잇도록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몇백만원 봉급을 받는 사장·중역이나 된듯한 기분』이라고 즐거워했다.<김병주기자>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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