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날짜도 잡히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한창 불붙고 있는 14대 국회의원총선거 전초전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이 앞선다. 민주화 시대가 열린지 두번째 맞는 총선인데도 나아진 구성은 별로 없고 구태의연한 작태만 활개를 치고있기 때문이다.왔다 갔다 하는 정치인들의 이합집산도 옛날과 다를바 없고 이와관련해서 나오는 공작정치 시비도 여전하다. 전국적으로 일제히 열리고 있는 과열 정치집회도 그렇고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설전공방도 새로운 맛을 찾을수 없다. 행정기관이 여당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관권개입 시비도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 같지 않다. 실현성이 희박한 공약을 무더기로 남발하는 사태도 예전 그대로다.
이번에는 특히 본격 선거전이 벌어지지도 않았는데 정치 테러극 마저 벌어져 더욱 어수선하다.
이처럼 어지러운 분위기속에서 과연 이번 총선이 조용하고 깨끗하게 치러지겠느냐고 비관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념도 정책도 소신도 없이 공천을 따기 위해 이당 저당 자유롭게 옮겨다니는 사람들. 낙천을 이유로 무소속출마를 서슴없이 선언하고 있는 사람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유와 명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에 대한 정치적 도의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겼다는 것이 정말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당의 안정의석 확보를 위해 친여인사의 무소속출마나 타당 이적을 힘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민주화를 지향하는 이마당에서 창피한 노릇이다. 그런 짓은 과거 권위주의와 강권정치시대에서나 있던 유물이다. 권력의 압력에 의한 공작정치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정치테러극은 더욱 한심한 현상이다. 범인과 진상이 가려진채 자작극이라는 시비까지 일고 있는 현역의원 피습사건은 압력에 못이겨 출마를 포기했느니 마느니 하고 시비가 일고있는 어느 코미디언의 희극못지않게 관심을 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각 정당의 창당대회 개편대회와 의원들의 귀향보고회 의정보고회 등 각종 집회도 탈법 불법사례로 얼룩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의원이나 당원만 참석하도록 되어있는데도 일반시민 유권자들이 버젓이 들어가 있는 것은 보통이다.
정당의 대표들은 집회마다 참석해서 자기당 공천후보의 필승을 역설하고 다니는 사전선거운동을 공공연히 하고있다. 그런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는 들으나 마나다.
이런 집회에서 버릇처럼 던지는 지역개발공약은 땅값만 올려놓는다고 야단들이다. 각 정당의 지도자들부터 이렇게 무책임한 공약남발을 하고 있으니 누가 뮈라고할 사람도 없다.
여야정당에서 종합정리해 발표한 총선공약중에는 언제가서 실현될지 모르는 계획과 사업들이 나열되어 있다.
머나먼 미래의 청사진도 있고 꿈으로 끝나고 말것같은 희망사항도 있다.
여야가 지금 던지는 공약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지난 13대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 공약한 계획과 사업이 얼마나 지켜졌는가를 국민앞에 결산보고하는 일부터 먼저 해야할 것이다. 이제는 과거에 약속한 것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실천되었느냐를 국민들도 챙겨야 할 것이다. 그래야 무책임한 공약을 함부로 남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등으 초도순시,시·군·구정 설명회 또는 간담회,각급행정기관이나 관변단체가 주최·지원하는 단합대회 친목회 운동회 놀이대회 등이 선거를 앞두고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행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다.
어떤 행사는 지방기관의 예산지원까지 받고 있고 선물까지 돌린다는 얘기가 있다. 일반시민이나 주민들은 이런 사례를 보고 알아도 말을 못한다.
여기에는 용기있는 시민단체가 나서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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