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입력 오류아닌 고의 항로이탈”/NYT지 미 은퇴 조종사 주장 인용【뉴욕=김수종특파원】 지난 83년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된 대한항공(KAL) 747기는 우발적으로 러시아(당시 소련)상공에 진입했던 것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러시아상공을 비행했던게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20일 사고항공기가 「항법장치 입력 잘못이 아닌 고의적인 항로이탈」로 참사를 빚었다는 한 은퇴조종사의 연구결과를 상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85년 은퇴할때까지 미 트랜스 월드 항공회사에서 30년간 항공기사겸 조종사로 일한 바 있는 로버트 앨러다이스씨가 여러자료를 통해 추적한 결과를 토대로 만든 KAL 격추사건 분석책자를 인용해 지금까지 대체로 수긍돼온 KAL기 피격사건 경위에 새로운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앨러다이스씨는 최근 제럴드 데이비스라는 작가와 함께 펴낸 2백50여 페이지의 사건분석 책자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의해 받아들여져온 비행좌표 입력오류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기가 앵커리지 출발전 서경 1백49도58부가 아닌 1백39도58부로 여객기 항로를 잘못 입력했다면 KAL기는 앵커리지 인근 베델북쪽 38마일 상공을 날아야 했는데 실제로 재검증해본 결과 12.6마일 떨어진 상공을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KAL기가 예정항로보다 북쪽 깊숙이 들어가 앵커리지 관제탑에 비행위치를 보고하지 못할 경우 경보를 발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사고기는 다음 KAL기를 통해 위치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지도에 의하면 KAL기는 러시아 상공을 날기이전 한동안 지그재그로 비행해 항로에 혼선을 빚게 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고 ▲KAL기 추락지점도 실제 추락지점보다 60마일 북쪽에 위치했었어야 한다고 논박했다.
뉴욕 타임스는 앨러다이스씨가 KAL기의 고의적인 항로이탈 이유를 정보수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비행기록기인 블랙박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 단계에서는 그의 주장도 가설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타임스는 특히 미 행정부 관리들은 KAL기 비행조종사들이 모두 사망했고 블랙박스가 유실돼 사고기의 러시아상공 진입 전말을 모두 알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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