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과학 가르치며 법공부 20여년서울 봉천중 교사 임헌소씨(48)는 오는 25일 고려대 91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현직 과학교사가 법학박사가 되는 일도 드문 일이거나와 임씨의 논문 「학교관계에 대한 법적고찰」은 우리 법학계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교육관계법을 다룬 최초의 체계적 연구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임씨는 『20여년이나 미련스럽게 법학공부에 매달려온 결과 작은 결실을 맺게된 것일 뿐』이라며 『남다른 삶의 궤적에 의미를 두는 주위의 축하인사가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한다.
충북 청주출신인 임씨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만 마치고 상경,과일행상 등을 하며 고학했다.
끼니걱정을 해야하는 형편에도 헌책방에서 사모은 교과서로 꾸준히 공부해 61년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고 68년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서울대에 응시,사범대 지구교육과에 입학했다.
이씨가 전공도 아닌 법학에 몰두하게 된 것은 문리대,상대 캠퍼스 등을 오가며 청강으로 때늦은 공부욕심을 채우던 대학시절 법철학강의에 매료되면서 부터.
10여년 독학으로 웬만한 법학서적은 모두 섭렵한 임씨는 지난 85년 용기를 내 숭실대 법학과 대학원에 진학,행정학 석사학위를 딴데 이어 88년엔 고려대 법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교사이자 학생인 1인 2역의 힘겨운 생활이었지만 어느 한쪽도 소홀하지 않았던 임씨를 두고 주위에선 「억척이」라고 부르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임씨는 『담임을 맡기지 않은 학교와 동료교사의 배려,자료를 손수 찾아주고 격려해준 지도교수와 후배들,여행한번 못가본 재미없는 결혼생활을 묵묵히 견뎌온 아내의 도움 덕택』이라고 겸손해 했다.
임씨는 『교육법 분야는 이제 시작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분간은 교편생활을 계속 해야할 형편이지만 기회가 닿으면 연구직으로 옮겨 교육법 연구에 평생을 바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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