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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전 부총리/「한은 총재」 유력/청와대 김종인수석 강력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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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전 부총리/「한은 총재」 유력/청와대 김종인수석 강력천거

입력
199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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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후도 대통령 경제자문역/임명땐 한은 위상 큰변화 있을듯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도입 등 경제개혁을 추진하다 물러난 조순 전 부총리가 뜻밖에도 차기 한은 총재로 유력시되고 있어 금융계는 물론 관계 재계 등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 김건총재의 임기만료일은 다음달 25일이지만 인사가 조기단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김 총재 후임으로 정영의 전 재무장관 황창기 은행감독원장 박종석 증권감독원장 김명호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광수 수출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

○…지난 90년 3월 퇴임한 조 전 부총리는 서초동에 개인사무실(소천서사)을 차려놓고 집필활동을 하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노태우대통령에게 주요경제현안에 대한 자문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등 아직도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1월 이용만 재무장관과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간에 벌어진 통화·금리논쟁의 가닥을 잡아준 일이다.

노 대통령의 사돈이기도한 최 회장과 신명수 동방유량그룹 회장은 재계를 대표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금리를 대폭 내려야하고 통화량도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에 압력을 넣었다.

신 회장은 독자적인 보고서를 만들어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 회장도 지난 1월23일 한은 금통위의장실에서 이 장관을 단독으로 만나 논쟁을 벌였고 이틀 뒤인 25일에는 팔레스호텔에서 재무부와 한은의 실무팀 및 전경련 참모진을 참석시킨 가운데 반공식적인 토론을 갖기도 했다.

재무부는 청와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신정연휴때부터 한은 재할금리 및 은행규제 금리인하 등을 포함한 금리인하 검토작업을 벌였다. 재무부의 결론은 인위적인 금리인하 및 통화팽창 불가. 이 장관도 나름대로 정부의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은 당연한 일. 양측주장 모두 일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전혀 상반된 주장 가운데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이된 청와대는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1월말께 조 전 부총리에게 자문하는 형식으로 청와대에 초대했고 조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현 단계에서는 인위적으로 일시에 금리를 내리거나 급격한 통화량 팽창은 곤란하다』고 했고 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 결국 이 장관이 최 회장에게 판정승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정부가 통화신용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가 있게 된 셈이다.

조 전 부총리는 지난 12일 노총회관에서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노사정 합의형성회의에서도 기조연설을 했고 대통령 특사로 여러나라를 순방,경협증진에 노력하는 등 야에 있으면서도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적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전 부총리의 한은 총재 발탁은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이 강력히 천거하고 있고 조 전 부총리 자신도 「싫지 않은」 내색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월의 금리정책자문도 김 수석이 주선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육사시절 제자이기도 한 노 대통령은 조 전 부총리 재임시절에도 배석자 없이 2주일에 한번꼴로 「독대」 기회를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기도 했다.

○…조 전 부총리가 한은 총재에 임명될 경우 그의 학문적 평판이나 명망으로 보아 중앙은행으로서의 한은의 위상 및 재무부와의 관계,통화신용정책의 운용 등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전 부총리는 화폐금융론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명성이나 있고 특히 서울대 교수 시절에는 중앙은행 독립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단지 전직부총리가 한은 총재를 할수있느냐는 격의 문제가 있기는하나 한은이 제기능만 하게되면 오히려 더 어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학계와 금융계에서도 한은 총재로서 최고의 적임자라는게 중평.

노 대통령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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