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윤이는 결코 뉴키즈에 얼을 빼앗긴 아이가 아니며 호기심 많은 10대 관람객이었을 뿐입니다』뉴키즈 공연도중 같은 또래 극성 소녀팬들의 발길에 떠밀려 머리를 다쳐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19일 새벽 끝내 숨진 박정윤양(18·청담고 2)의 어머니 홍혜순씨(47)는 엄청난 슬픔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딸이 뉴키즈 「광신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박양의 유해가 안치된 서울 중앙병원 영안실에는 영정도 보이지 않았다.
보도진의 카메라에 딸의 모습이 담기면 비명횡사한 딸을 두번 죽이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몰려간 기자들에게 『빨리 화장해 못다핀 넋을 강물에 띄워보내려 했으나 경찰이 시신을 주지않아 빈소를 차렸다』며 『부모몰래 극장구경 한번 가지않은 정윤이를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1남1녀의 막내로 내성적인 성격의 박양은 2학년을 마치면서 중위권의 성적이 다소 향상돼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최근에는 학습노트에 깨알같은 글씨로 고1,2학년 과정을 정리하는 대입시준비에 몰두했다.
박양의 어머니는 『친구가 표 2장을 구해와 뉴키즈공연을 보러간다기에 고3이 되기전에 스트레스도 풀겸 다녀오라고 승낙했었다』면서 문상온 딸친구들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뉴키즈가 김포에 내린 날 벌어진 소동을 TV서 보고 걱정을 하자 정윤양은 오히려 『올림픽을 치른 나라에서 불상사가 일어나겠습니까』라며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박양의 빈소 한 귀퉁이에는 뉴키즈 공연장에 같이갔던 동급생 김모양이 「죄인」처럼 흐느끼고 있었다.
김양에 의하면 박양은 공연장에 가면서도 『이런데 가도 정말 괜찮겠느냐』며 설레기도 하고 망설이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중환자실에서처럼 영안실에서도 박양의 빈소를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눈총에 지쳐있었다.
뉴키즈는 이 땅에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노출시키고 한 가정에는 엄청난 불행을 안겨주었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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