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초동수사로 “예견된 결과”/조 과장 자살동기조차 오리무중/결정적제보 없는한 「영원한 미제」 가능성서울신학대 대입문제지 도난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온 경비원 정계택씨(44)를 구속만기일인 19일 이 사건과는 무관한 업무상 횡령혐의로 기소함으로써 시험지 도난사건은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정씨를 지난달 31일 부천경찰서에서 송치받아 구속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수사를 벌여왔으나 정씨의 범행을 입증할만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씨가 범인이라는 심증만을 굳힌채 결국 궁색한 기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인천지검 정충수 형사3부장 등 7명의 검사가 설연휴도 쉬지않고 6회에 걸쳐 현장재조사를 했고 1백여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으며 수차례에 걸쳐 정씨를 면담조사했으나 시험지 등 물증이나 사실을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정씨는 지난주부터 『자살한 조병술 경비과장(56)과 공모했다』거나 『단독 범행이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으나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정씨의 당초 자백을 토대로 ▲사건당일 행적 ▲자살한 조병술 경비과장과의 관계 ▲범행동기와 배후부분에 대해 청소원 황점례씨(57) 등 참고인들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정씨를 집중 추궁했으나 『잘 모르겠다』 『그런 일이 없다』고 계속 부인해왔다.
이 사건은 당초 검·경의 허술한 초동수사와 성급한 범인검거 발표때부터 「미궁의 사건」이 될것으로 우려됐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 경기경찰청 최기호 1차장을 본부장으로 92명의 경찰을 투입해 수사본부를 설치,사건발생 하루만에 서울신학대 경비원 정씨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자의 딸 황모양(18)을 서울신학대에 합격시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만을 믿고 시험지 등을 확보하지 않은채 범인검거 발표를 했다.
재수사에 나선 검·경은 시험지 도난사건을 학교내분으로 인한 내부자 소행과 금품을 노린 외부자 소행의 두갈래로 보고 황모양,조 경비과장,김모 목사 등 정씨의 주변인물과 행적에 대해 수사를 했으나 막연한 심증만을 굳힌채 사건해결의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조 경비과장이 자살해 검·경은 조씨의 자살이 사건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정씨와의 관계와 조씨의 동생 조병길씨(46) 등 주변인물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자살동기도 밝히지 못했다.
27만명의 수험생과 수많은 학부모에게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주고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조장,교육부장관까지 경질되는 파문을 일으켰던 이 사건은 결정적인 제보나 물증이 없는한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됐다.<부천=배국남기자>부천=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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