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통역사단 2명/제조업 쇠퇴·금융공동화 겹쳐/외국인 방문도 점차 줄어들어/흔한 전시장도 전무국제화를 지향하는 부산에 「국제적 시설」이 없다.
제조업 쇠퇴,금융공동화 등으로 부산발전에 총체적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그 타개책으로 부산을 국제무역 거점 등 국제교류상의 중심도시로 키워야 한다는데 의견이 합치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국제적 서비스 시설 및 인력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국제화 부산」이라는 구호에 그칠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시민들의 오랜 숙원인 국제항공 노선의 확대는 제쳐놓더라도 부산에는 변변한 상품전시장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부산지역의 주종 수출상품이며 세계제일을 자랑하는 신발마저도 국제바이어들을 불러들여 제품을 선보일 전시공간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못한 형편이다.
부산의 신발업계는 판매촉진,이미지 제고를 위해 국제전시회를 해보고 싶어도 전시공간이 없어 좌절하기 일쑤고 큰맘먹고 전시회를 계획하더라도 결국 멀리 서울의 전시장에 의존해야 한다. 이때마다 부산 신발업체들은 수많은 인력과 자재를 서울로 싣고가야하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매년 봄에 한차례씩 개최되는 부산의 「신발축제」때도 마찬가지여서 해마다 부산시내 여기저기를 전전하며 노천에 천막 등 가건물을 세워놓고 옹색하게 축제를 치르는 궁색한 모습이 거듭되고 있다.
부산지역 최대업종인 신발업계가 이처럼 전시장이 없어 곤욕을 치르는 마당에 다른 업종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산지역 상공인 및 지역전문가들은 국제화를 지향하는 인구 4백만의 교역도시에 종합전시장이 한개도 없다는 사실이 부끄럽기조차 하다며 『서울의 한국종합전시장(KOEX)과 같은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국제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최소한도의 공간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품전시공간·국제회의장,국제회의·전시용역업체,동시 통역사 등 부산을 국제교류중심지로 육성키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기반도 취약하기 짝이 없다.
부산의 국제화 지원시설·인력은 인구 1백20만명의 일본 후쿠오카(복강)시에 비해서도 훨씬 뒤떨어져 있다.
부산발전시스템 연구소의 관련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전문회의장과 컨벤션시설은 각각 4개,5개로 후쿠오카의 12개,13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통역사의 경우도 후쿠오카가 28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해 부산은 단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도 겨우 영어·일어를 통역할 수 있고 다른 외국어를 동시 통역할 수 있는 인력은 전무하다.
국제회의나 전시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용역업체도 부산에는 전혀 없다.
홍콩의 경우 지난 89년 「홍콩전람 및 회의중심」이라는 국제전시·회의장을 개설,연중 국제적인 상품전시회·패션쇼·세미나를 열고 중국 광주도 「국제전람중심」이라는 국제시설을 갖춰 세계 각국의 무역인들을 끌어모아 명실상부한 국제교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부산은 말로만 국제화를 부르짖고 있을뿐 아무런 준비가 갖춰져있지 않은 것이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수가 지난 89년이후 감소추세에 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계당국은 심각히 생각해봐야 할것이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