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호무역 장벽 의외로 높다/규제품목 의류등 3천6백가지/쌀·치즈등 농산물분야 특히 심해… 관세율 최고 458%UR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최근,미국은 자유무역의 기치를 더욱 강하게 내걸고 있다. 심지어 일부 국가들에 대해서는 무역장벽 철폐를 요구하는 정치적 위세까지 행사하고 있다. 진정 미국은 완전한 자유무역국가인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미국시장도 부분적으로 보호무역의 완강한 빗장이 걸려있다. 후진국에까지 무차별 시장개방 압력을 가하는 미국이 막상 자국의 시장은 쿼타할당제와 수입허가기준 강화로 문호를 닫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쿼타제로 수입을 통제하는 품목은 3천6백가지. 의류 및 농산물은 거의 전품목이 포함돼 있고 대부분의 수입 공산품도 최소한 두가지 관세부과를 피할수 없게 구조적인 수입통제가 가해지고 있다. 관세율이 최고 4백58%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자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상품에 대해서는 타국의 시장개방을 관철시키고 가격·품질 경쟁력이 열세인 상품은 보호에 나서는 「강자의 논리」를 무역에 반영하고 있다.
쌀 등 농산물분야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하다.
설탕의 경우 자국 원당재배농가의 피해를 우려해 일정량 이상의 수입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은 세계현물시장에 비해 두배 가까운 가격을 내야한다.
미국의 대표적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인 땅콩은 1년에 미국인 1인당 불과 7알,낙농치즈는 4백48그램 정도로 수입을 규제한다. 생크림과 우유는 수입금지 품목으로 묶고 있다.
더욱이 가공식품류에 관한 미국의 수입통제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프랑스의 특제빵인 크르와상은 원료인 프랑스제 버터의 함유량이 너무 많아 버터의 수입쿼타량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빵 자체를 금수품목으로 지정해 놓을 정도이다.
의류 및 피복제품에 적용하는 미 상무성의 쿼타 설정도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중 하나. 면사제품인 스웨터는 연 1백20만착으로 수입량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성인남자가 12년만에 한번씩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상무부는 또한 엘살바도르제 천막창틀,이탈리아제 나무열쇠 등 소소한 물품에 대해서도 덤핑판정을 내려 보복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와함께 철강제품 및 공장기기도 수입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무거운 통관료를 부과해 막상 시장에 나올때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입규제나 관세부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비용이 일년에 7백50억달러에 이른다는 집계이다.
EC가 지난해 발표한 미국의 무역장벽에 대한 비공식 무역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시장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무려 53가지에 달하는 불공정 무역관행이 횡행하고 있다. 이로인해 EC의 대미수출손실액이 1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보호주의 경향이야말로 자국소비자들에게 막대한 부담감을 안겨줌은 물론 후발개도국의 발전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제임스 보바드 미 워싱턴 경제분석연구소 소장도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의 보호무역 관행이 훨씬 심각하다면서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무역주의는 허울뿐인 위선과 기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행정부관리들은 미국시장내 무역장벽의 실체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무역적자가 연간 7백억달러에 육박한다면 지구상 어느 국가가 보호무역 경향을 띠지 않을수 있겠느냐』고 항변한다.
물론 미국시장이 일본보다 개방적이라는데 이견을 달 경제전문가는 없다. 일본이 총 수입품목의 25%에 걸쳐 무역장벽을 설치한데 반해 미국은 EC와 같은 수준인 17%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경제약소국에까지 가혹하게 개방압력을 가하고 「지고의 선」처럼 자유무역을 외치는 점을 감안하면,미국의 대외국 무역자세는 근본부터 개혁돼야 할 것이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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