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학부모들 충격… 교육계 큰파문/전문가들 “지나치다” “경각심 위한것” 논란【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개정된 싱가포르 국교 4년생 영어평가 교과서에 성도착증세 환자가 남자어린이 2명을 추행하는 내용이 실려 교육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다니엘만」이라는 이 영어평가 교과서는 독해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학생들이 빈칸을 채우도록 하는 짧은 예문을 많이 싣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제임스라는 성인 남자가 두명의 12세짜리 소년을 슈퍼마켓 화장실로 유인,옷을 벗기고 음란한 행위를 강요하는 성추행 예문이 실려있다.
예문은 이 남자가 재판을 받기에 앞서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끝난다.
뒤늦게 자녀들이 이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것을 발견한 학부모들은 문제의 예제내용이 국교 4학년 어린이에게 부적합하다고 항의,교육당국에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교과서의 편집자는 학생들의 어휘력을 높이고 어린이를 성추행 등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성적으로 전혀 노골적인 표현이 없는 평범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어린이에게 경각심을 주기위한 편집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어린이를 위한 것으로서는 예문선정이 잘못됐다는 반론도 거세다.
국교 남자 4년생의 학부모는 『그 나이에 변태성욕 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면서 『자녀가 「음란행위」가 무엇이며 왜 그 남자가 성추행을 하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며 혼란과 놀라움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 예제선정이 잘못되어 있음이 분명하다』고 분노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어린이를 위한 조기성교육에 반대하지는 않으나 적절한 시기와 장소가 교육적으로 신중히 고려되어야 한다』며 『문제의 예문은 좀 지나친 감이 든다』 말했다.
이에대해 선임편집자인 세실리아 얍씨(여)는 『이 예문은 신문보도내용을 기초로 한 것으로 노골적 표현이 전혀 없다』고 수정을 거부하고 있다.
도덕교육전문가인 로버트 발헤체트 박사(54)는 『이 예문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성범죄에 희생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적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문기사나 방송프로그램엔 이보다 더 좋은 예문이 많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체로 학부모와 편집자의 의견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는데다 교육전문가들마저 의견이 다양해 이 논쟁은 결국 교육당국이 개입해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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