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율 더 낮추려 주택가 20마일 규제방침【런던=원인성특파원】 유럽국가중 교통안전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 영국이 교통사고 사망률을 더욱 줄이기 위해 제한속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현재 주택 및 상가지역은 시속 30마일(48㎞),고속도로는 70마일(1백12㎞)로 제한속도를 정해놓고 있는데 제한속도 규정권한을 지방의회에 위임하는 법안을 여름까지 제정하기로 했다. 상당수의 지방행정 단위에서는 교통사고와 공해 소음 등을 줄이기 위해 주택 상가지역의 제한속도를 20마일(32㎞)로 규제할 것을 요구해온 터여서 이 법안이 제정되면 지방도로의 제한속도는 훨씬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4천6백명으로 48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9.7명으로 한국(29명) 이탈리아(12명) 서독(13명) 프랑스(20.5명) 스페인(24.1명) 등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교통사고 사망률을 더 낮추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한속도를 20마일로 낮추고 과속을 하지 못하도록 도로조건을 보완하면 하루 13명씩 숨지는 현재의 사망자수를 9명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며 이의 시행을 정부와 의회에 요구해왔다. 이들은 특히 한 지방도시에서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시속 20마일일 때는 교통사고를 당해도 생존확률이 매우 높지만 30마일에서는 사고를 당한 행인의 절반가량이,40마일에서는 대부분이 숨진다는 자료를 첨부했다.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교통사고율이 낮은 나라로 꼽히게 된데에는 안전운행을 가장 중요시하는 교통문화가 정착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인들은 물론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인정하듯 영국은 운전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버스와 택시,일부 젊은 운전자 등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대다수의 영국운전자들은 양보를 생활화하고 횡단보도 근처에 행인이 눈에 띄면 무조건 일단 멈춤을 하고 있다. 도로에서 교통경찰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지만 운전자들 스스로 법규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편이다. 면허시험도 우리와는 달리 도로로 차를 직접 끌고 나가 실시하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체크하는게 안전운전이다. 아시아계는 영국인들에 비해 운전매너가 거칠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편인데 오랜 운전경력을 갖고 있는 한국인 남자들이 면허시험에서 몇차례씩 떨어지는 것도 안전운전을 중시하는 영국의 교통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