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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아파트에 가정부까지(조기유학 이대로 좋은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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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아파트에 가정부까지(조기유학 이대로 좋은가:2)

입력
1992.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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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자녀 한둘에 백만달러집 “척척”/가구등 생활용품도 최고급/“학비도 비싼학교가 더 좋아”… 맹목 자식사랑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미 뉴저지주 포트리일대의 고층아파트는 전망이 좋고 뉴욕 맨해턴이 가까워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다. 일찌감치 미국에 유학온 이모양(17) 자매는 이곳의 시가 70만달러 방 2개짜리 아파트에 산다. 물론 임대가 아닌 부모의 집이다.

이양의 부모는 생활비외에 월 3천여달러를 주고 한국인 부부를 고용,두딸과 함께 살게 하고 있다. 남편은 운전사,아내는 가정부격으로 보호자역할을 겸하고 있다.

자매중 중학생인 동생은 1주일에 2∼3차례 음악개인교습을 받으러 갈 때마다 운전사가 모는 자가용을 이용한다.

지난해 9월 뉴저지에 유학온 박모양(16) 자매는 30만달러짜리 콘도미니엄(우리나라의 빌라)에 산다. 이들 자매는 한벌에 4백∼5백달러하는 디자이너 옷만 입는 것으로 교포학생들 사이에 소문나 있다.

이 일대의 고급주택가에는 시가 1백만∼2백만달러의 집을 사들여 가정부를 두거나 친척을 살게하며 조기 유학을 시키는 한국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리타향에서 고생하는 자식들이 안쓰러워 부모들은 이처럼 돈을 아끼지 않는다. 60∼70년대,한국의 왕족·귀족행세를 하며 말썽을 부리던 재벌 2세들의 유학행태가 중·고생에까지 옮겨가 미국 곳곳에서 재연되는 근본이유는 돈은 많고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맹목이 돼버리는 부모들 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LA와 오렌지 카운티 등에도 고급주택가마다 어린 자식들을 위해 주택 등을 구입한 한국인이 많다.

2년전에 이곳에 온 김모군(17)은 시가 40여만달러의 집에 혼자 산다. 어머니가 1년에 몇차례 건너와 수개월씩 머무르다 가지만 한달에 7백달러를 받는 멕시코인 파출부가 와 뒷바라지를 해준다. 유학생들이 파출부를 부리는 것을 교포들은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우모씨(42)는 『부모들이와 몇달씩 놀다 가면서도 매일 멕시코인을 고용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그런 생활은 미국에서도 연예인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부동산 투자를 한다』며 60만∼70만달러짜리 집을 사 한국인 가정부를 두고 중·고에 다니는 남매를 유학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한국인들은 이곳에서 은행융자를 받지 못하므로 전액 현금으로 집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포들은 『어떻게 그 많은 달러를 가져올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자녀를 기숙사가 없는 명문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집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수시로 부모가 건너와 머무르기 위해서,또는 기숙사의 규율을 못견딘 자식의 성화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집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뉴저지주에 있는 2명의 유학생은 어머니들이 3개월씩 번갈아 찾아와 머무르며 돌봐주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고급주택을 산 부모들은 가구와 생활용품도 최고급으로 갖춰준다. 국내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좋고 자신들이 미국에 갈 때마다 살아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뉴욕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7만4천달러짜리 벤츠560SEL 승용차를 사준 어느 부모는 『한국의 그랜저값보다 조금 더 비싼 정도인데 이런 곳에서 좋은 차를 타지 언제 타보겠느냐. 우리가 미국에 올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부모들의 허영은 학교선택도 학비의 높고 낮음에 따른다. 비싼 물건일수록 너도나도 덤비는 구매심리 그대로다.

유명연예인들의 자녀가 많은 LA의 S국교는 1년 학비가 1만달러 이상이며 뉴햄프셔주의 한 고교는 4만6천여달러나 든다. 그런데도 돈 많이 받는 학교를 선호하는 부모들의 극성으로 이런 학교에도 여러명의 한국학생들이 다닌다.

갖는 고생끝에 자수성가한 뉴욕의 교포 정모씨는 『일부 부모들의 돈질이 결국 자식을 망치고 유학생 전체는 물론 나라망신을 시킨다』고 개탄했다.<뉴욕·la=손태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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