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콜레라」 해마다 여름이면 한두번씩 신문에 나오는 말이다. 얼핏 보기에 콜레라 같지만 콜레라는 아니란 말이다.그러니까 야당은 아니면서 야당 비슷한 모양새을 하고 있다면 「의사 야당」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여름철 아닌 정치시즌이라 「의사 야당」이 왁자지껄 세상의 화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소위 「5공청산」 과정에서 물러났던 사람이 정치를 다시 하기 위해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자동차가 있었다고 한다. 그가 출마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미행」이라 해서 「공작정치」 집어치우라는 소리가 나왔다. 미행하는 차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는 미행에서 벗어나게 됐다.
세상은 참 우스러운 것이다. 5공화국때 국민을 폭력으로 짓밟고 단군이래 최대의 권력남용과 비리가 판을 칠때,그는 핵심부에 끼어 권세를 누린 사람이었다. 이때 그가 권력기관의 부당한 권력남용에 항의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이제는 탄압받은 「의사 야당」의 자리에서 여론의 덕을 봤으니 세상은 돌고 도는가 보다.
코미디언 이주일씨를 둘러싼 「정치탄압」 시비도 사람을 웃기는 코미디같다. 그는 말했다한다. 『출마하라고 매일 사람을 보내 견딜수가 없다. 아들도 죽고 내가 무슨 정신으로 출마하나. 머리가 아파서 며칠 다녀오겠다』홍콩으로 훌적 떠나기 전에 한 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당은 정치탄압조사특위를 만들고,「정치탄압을 중지하라」는 광고를 대문짝만하게 도하 각 일간지에 냈다. 어느 쪽이 정말인지 제3자가 알수는 없지만,어쨌든 결과적으로 정치코미디처럼 된 것은 사실이다.
특혜속에 커온 재벌이 기업에서 번 돈을 풀어 정당을 만드는 일은 세계에 유례가 없고,인기 연예인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자랑할 일도 아니다. 경위야 어찌됐건 정치보다는 연예인의 길을 걷겠다는 이주일씨의 말에도 수긍이 간다.
「참신한 정치」를 내세우고 「탄압」을 중지하라고 말한다면 영낙없는 야당의 소리다. 하지만 이 땅의 재벌이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게 좋다. 그것도 공천에서 빠진 낙천자들을 대거 맞아들여 하는 정치가 참신할 수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우리도 이제는 상식에 바탕을 둔 정치를 해야겠다. 「공작정치」 시비는 더이상 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싶다.<논설위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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