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들 “군단장님 살려라”/몸으로 감싸안은채 산화『군단장님을 살리자』 지난 14일 7군단장 이현부중장(50) 등 탑승장병 10명중 7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육군헬기 추락사고때 곤두박질치는 기내에서는 마지막 2분동안 부하장병들의 뜨거운 군인정신이 발휘됐다.
14일 상오 9시50분 경북 선산군 장천면 상림리 금정산의 해발 4백50m 능선부근에 추락한 헬기잔해 더미에 구조반이 도착하자 『누구 없습니까,우리 군단장님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친뒤 의식을 잃었던 문기남상병(22) 등 생존자 3명이 국군 대구통합병원에서 점차 의식을 회복하면서 사고당시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
맨 앞줄 좌우에 나란히 앉아 조종간을 잡았다 중상을 입은 이지성대위(35)와 부조종사 이수호대위(27)도 이제 사고순간을 재구성할 수 있게됐다.
생존자들에 의하면 헬기는 경기 ○○지역의 군단사령부를 떠난지 1시간만에 방향타 구실을 하는 뒤프로펠러가 2천피트(6백6m) 상공에서 이상을 일으켜 방향을 잃고 곤두박질 회전을 시작했다.
기체가 끈떨어진 연처럼 추락을 시작하자 군단장 왼쪽 옆과 뒤에 앉았던 부하장병들은 누구의 지시도 없이 몸에 맸던 안전띠를 풀었다.
이원일대령(40·군수참모)이 상관을 지키려고 뒤에서 이 중장의 몸을 감쌌고,선임장교로 왼쪽 옆자리에 앉았던 허정봉대령(49·작전참모)은 대파된 기내에서 군단장을 두팔로 감싸안고 숨진채 발견됐다.
뒷좌석 맨왼쪽 창문가에 앉았던 비서실장 한광진소령(32·육사 37기)도 양팔로 이 중장을 감싸안은채 숨졌다.
7군단의 참모들이 군단장을 향해 몸을 던지는 동안 주조종사 이 대위는 『부락피해를 막으라』고 이 중장이 소리쳐 2천피트 상공에서 자연활강을 시도하며 마지막까지 안전한 장소에 착륙하려 애썼다.
조종간을 선배에게 넘겨준뒤 추락직후 튕겨져 나와 목숨을 건진 부조종사 이 대위도 구조에 나선 주민들에게 『비행기에서 빨리 배터리를 떼내지 않으면 폭파한다. 군단장님을 살려야 한다』고 외쳤다.
맏딸의 졸업식날 사망한 이원일대령 등 이 중장과 함께 순직한 부하장병 6명은 이 중장보다 하루늦게 17일 상오 10시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됐다.<안재현기자>안재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