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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주/미 대통령예비선거 현장… 제1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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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주/미 대통령예비선거 현장… 제1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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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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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전 심야까지 “한표 더얻기” 열기/52년이래 「대권좌우 지역」 묘한 징크스/운동원들,차만서면 “후보 연호”/거리·식당·교회 온통 플래카드【맨체스터(뉴햄프셔주)=정일화특파원】 봄이 오기에는 아직 차가움이 너무 강하게 남아있는 미 동북부 매사추세츠주와 코네티컷주를 넘어 뉴햄프셔주에 들어서자 갑자기 강한 열기가 느껴져 왔다.

84번 고속도로를 따라 코네티컷주를 건너오다가 다시 495고속도로를 접어들어 1시간쯤 달리면 지금 대통령 예비선거(프라이머리)로 전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뉴햄프셔주의 맨아래 선거구인 내슈아시가 나온다.

일요일인데도 4거리 모퉁이에는 「봅 케리 1992년 대통령에」 「빌 클린턴 1992년 대통령」 「팻 뷰캐넌 1992년 대통령」… 등의 성조기 심벌을 넣은 피켓을 든 젊은이들이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는다. 행여 자동차가 신호등에 걸리기라도 하면 금방 달려와 「봅 케리입니다」 「뷰캐넌을 뽑읍시다」… 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내슈아시 메인가 207번지 건물 2층에 있는 민주당 후보 봅 케리 선거사무소에 들어갔다.

뉴햄프셔에 자동차를 몰고 들어선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대통령 예비선거 사무실 이었다.

젊은 남녀대학생이 40∼50명이나 북적이고 있었다. 선거 전문가인듯한 40대 아주머니의 운동지침을 받고 있는 10여명의 남녀그룹,열대쯤 되는 전화통에 달라붙어 봅 케리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젊은 남녀,그리고 배지와 팸플릿을 정리해 선거운동원들에게 나눠주는 자원봉사원들로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카라 스타인튼양(여·23)은 봅 케리 후보의 정당대의원 출마후보였다. 올해 보스턴대를 졸업한 카라는 케리 후보가 인기가 좋아 뉴햄프셔주 정당대의원의 절반만 확보하게 된다면 그녀도 당당히 민주당 정당대의원으로 뽑혀,오는 7월13∼16일의 뉴욕민주당 전당대회에 나가게 돼 있다.

『뉴햄프셔는 지금 과잉일 정도로 선거분위기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주민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충이 크기 때문에 이를 선거로 풀기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카라양은 뉴햄프셔주의 뜨거운 선거분위기를 설명했다.

뉴햄프셔주의 실업률은 전국의 7.8%보다 0.3%가 높은 8.1%이다.

선거를 이틀 앞둔 16일 뉴햄프셔주의 가장 큰 도시인 맨체스터에서는 CNN방송에서 민주당 후보 5명의 TV대담이 있었으며,빌 클린턴이 섹스 스캔들과 징병기피 문제로 최근 인기가가 20%선으로 떨어지자 뉴욕주지사 마리오 쿠오모가 결국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마리오 쿠오모 지지 대회를 열기도 했다.

쿠오모 지지위원회 위원장 빌 크롬,전 뉴햄프셔주 연방하원 의원 메리암 로드,메인주 연방하원 의원 톰 앤듀르스를 포함한 5백여 지지자들이 노터데임대 강당에 모여 『조지 부시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쿠오모가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결의했다. 이들은 또 뉴햄프셔 주민에게 비록 투표용지에 쿠오모 이름이 없더라도 연필로 그의 이름을 써넣는 기재투표를 실시해 쿠오모 지지를 전국에 알리자고 호소했다.

뉴햄프셔 선거법은 누구든지 1천달러만 내면 대통령 정당후보로 등록할 수 있으며 후보에 등록하지 않았을지라도 빈칸에 원하는 후보의 이름을 써넣으면 그 표를 계산하게 돼 있다.

뉴햄프셔주 인구는 1백10만9천명(90년)으로 등록유권자(18세 이상으로 선거인명부에 등록한 사람)는 65만8천7백16명.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속칭 「메이저 5」인 빌 클린턴·톰 하킨·봅 케리·폴 송거스·제리 브라운을 포함해 총 36명. 공화당은 부시 대통령·뷰 캐넌을 포함해 25명. 여기에 자유당으로 등록한 한명을 더하면 총 62명이 대통령 후보에 나서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소위 공개예비선거(Open Primary)제도이기 때문에 정당등록에 관계없이 유권자는 어느정당에 가서 누구에게나 표를 던질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총 투표수의 15%이상 득표자만 뽑아 12명의 정당대의원을 득표비율로 나눠주게되고 공화당은 10%이상 득표자에게 득표비율로 6명의 대의원을 나누게 된다.

뉴햄프셔주는 불과 1백만 인구의 조그마한 주이기때문에 전당대회 대의원수나 대통령 본선거에서의 선거인단수가 상대적으로 아주 적어 숫자면에서는 전국선거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이 안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총 대의원수는 4천2백82명,공화당은 2천2백6명이므로 뉴햄프셔주 총대의원수 24(민주) 23(공화)은 무시해도 좋은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햄프셔주 예비선거가 미국대통령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적어도 지난 1952년 이래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이기지못한 후보는 아무도 대통령이 되지못한 전례가 증명하듯이 이곳의 예비선거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민심을 반영할 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이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루먼,존슨 두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예선에서 결과가 나쁘게 나타나자 재선을 서슴없이 포기하기도 했었다.

지금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후보간의 문제도 미국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이다.

민주당 「메이저5」는 빌 클린턴의 징병기피설이후 인기 몰락으로 도토리 키재기가 돼 있다. 공화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유권자 70%이상의 지지를 못받으면 앞일이 어둡게 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60%의 지지선을 맴돌고 있고 대신 뷰캐넌이 33%의 지지를 얻고 있는 등 앞을 점치기가 어렵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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