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여명 괴성·비명/숙소 따라가 진치기도/“공연관람권 30만원에 암거래”인기 절정의 미국 5인조 남성팝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이 한국공연을 하루 앞두고 내한한 16일 하오 김포공항 청사에서는 아침부터 이들을 보러나온 10대 극성팬 6백여명으로 난리법석이 벌어졌다.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까지 몰려온 10대들은 비행기 도착시각보다 4∼5시간전인 상오8시께부터 몰려들기 시작,국제선 2청사 로비를 점령하다시피 진을 치고 고함과 괴성을 질러댔고 「스텝 바이 스텝」 「투나잇」 등 그룹의 히트송을 합창하며 도착을 기다렸다.
대부분 카메라를 든 10대들은 그룹사진과 포스터를 흔들어대는 가하면 무엇인지 모를 선물꾸러미와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발을 굴렀다.
경북 영천에서 팬클럽회원들과 함께 이날아침 상경했다는 김모양(14·여중 2)은 얼굴에 붉은 펜으로 그룹 멤버중 1명의 이름을 써넣은채 연신 비명을 질렀고 전국적으로 1백여개가 넘는 팬클럽중 「NKOTB」라는 그룹이니셜을 딴 한 팬클럽 회원들은 등에 그룹명칭을 영문으로 새긴 검은 옷을 단체로 맞춰입고 나와 장소를 옮겨가며 괴성을 질러댔다.
이 그룹을 태운 UA항공808편기가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10대들은 이미 흥분한 상태에서 법석을 떨었고 하오 1시50분께 비행기가 도착,입국수속이 진행되는 동안엔 그룹명칭을 연호하며 얼굴을 감싸쥐고 흐느끼는 학생들까지 보였다.
10대들은 입국수속을 마친 승객들이 로비에 나타날때마다 누구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무조건 괴성을 질러 승객들을 놀라게 했으며 보도진이 입국장 출입문 앞에서 시야를 가리자 비키라고 소리치며 소지품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하오 2시40분께 그룹멤버들이 건장한 체구의 경호원 7∼8명에 둘러싸여 나타나자 10대들은 40여명으로 강화된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삽시간에 주위에 몰려들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으며 손을 잡으려고 아우성쳤다.
이 와중에서 엎어지는 바람에 신발을 잃어버린 10대들도 많았다.
이들의 기다림과 환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룹멤버들이 불과 3분만에 로비를 빠져나가 대기하고 있던 전세버스에 오르자 10대들은 차를 가로막고 차창을 두르리며 『오빠』라고 외치거나 차앞에 드러누워 버스 출발이 5분여동안 지연됐다.
버스가 떠나자 10대들중 일부는 『더블 더블』을 외치며 택시를 잡아 그룹의 속소인 인터콘티민탈호텔까지 뒤따라 갔다.
Y여고 1년 박모양(16)은 함께 나온 친구 4명에게 그룹멤버 중 막내인 조셉의 머리를 만졌다고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이를 들은 친구들은 발을 동동 굴러가며 함께 비명을 질렀다.
한 여중생은 길옆에 주저앉아 울음을 떠뜨리며 『나를 아는체도 하지 않았다』고 원망했다.
또 다른 여학생도 『지가뭔데…』라며 엉엉 울었다.
공항에 나온 극성팬들은 주로 중학교 여학생들이었으나 대학교 1∼2학년 또래들도 많았다.
호텔에까지 따라간 1백여명은 호텔측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자 앞길에 진을 치고 앉아 「뉴키즈」 비슷한 외국인이 보일때마다 우르르 달려가는 등 소동을 계속 빚었다.
화려한 춤과 감각적인 노래로 10대들의 우상이된 뉴키즈그룹의 한국공연 관람권은 예매 사흘만에 매진됐는데 30만원에 암표가 거래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주)서라벌 레코드의 초청으로 서울에서 공연하게된 뉴키즈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코펜하겐 공연을 시작으로 5개월에 걸쳐 싱가포르·마닐라·나고야 등 23개국 45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내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