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판매실적 60% 그쳐/공급과잉 봄상품도 기대난「마의 3월」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 국내 의류업체들은 오는 3월이 도산과 생존의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마의 3월을 넘기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겨울상품 생산에 들어간 부자재 대금과 납품업체에 지불한 어음이 돌아오는 3월은 기업에게는 언제나 위험한 시기. 겨울장사가 잘된 기업은 살아남고 매출이 부진했던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잔인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봄을 맞는 의류업체들의 표정은 어느때보다도 어둡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겨울의 이상난동으로 겨울상품 매출이 목표의 70%를 밑돌아 봄상품의 매출이 시원치 않을 경우 돌아오는 어음을 결제할 수 없어 도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봄상품 매출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있지만 의류 및 섬유수출 부진으로 대기업들이 내수시장으로 속속 진출했고 금강 에스콰이아 등 구두 전문업체들 마저 뛰어들어 과잉공급 현상을 빚고 있는 의류시장에서 전년 수준의 봄상품 매출은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과소비 억제와 경기부진으로 봄상품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 설상가상으로 중국 및 동남아산 저가의류들이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을 잠식,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년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 의류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이고 이미 업계에선 「3월 위기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며 대기업 이외에는 자금줄마저 막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겨울철(91년 12월∼92년 2월) 판매목표는 2천9백억원이었으나 1월말까지 1천8백27억원어치를 팔았는데 시즌종료까지 목표액의 70%선인 2천억원에 머물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겨울판매 부진은 중소 및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더욱 심해 60%선에 그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자금이 달리는 이들 중소기업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여성의류전문회사의 간부는 『최근 2년간 수출기업의 내수전환으로 의료공급 물량이 1조5천억원정도가 늘어난 7조원 정도로 급팽창 됐다』며 『이는 수요증가에 따른 공급증가가 아니어서 업체들의 출혈경쟁을 유발 시켰고 판매부진에 채산성 악화하는 악재가 겹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의류시장은 조기세일로 인한 가격교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논노상사가 동계제품 세일을 시작,다른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보통 시즌에 들어간후 30일 정도가 지난 12월중순부터 바겐세일을 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이었는데 논노측의 조기세일로 다른 업체들의 매출감소를 초래했다는 것.
또한 의류업계는 지난 겨울 조기세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3월 중순께면 봄상품도 세일할 것으로 기대,구매시기를 늦추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구나 2월말 3월초 판매가 부진하면 각 업체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세일시기 앞당기기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의류중견기업인 E사의 경우 1월중 『자금에 문제가 있다』를 루머에 시달리다 이제는 『부도 일보직전』이라는 소문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N사도 부도소문에 휩싸여 있다.
대기업의 의류 마케팅 관계자는 『지난해도 미우 등 7개 중견의류 업체들이 도산했고 1백여개 중소납품 업체들이 휴폐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봄상황은 지난해보다 더욱 좋지 않다』고 말했다.<황치혁기자>황치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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