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때 100원이 졸업땐 120여만원씩서울 구로구 궁동 동광상고 조동래교장(59)는 매년 졸업식장에서 졸업생 대표에게 한보따리의 저금통장을 선물한다.
조 교장은 지난 13일에도 졸업생 9백52명의 환성과 박수속에서 졸업생 대표에게 저금통장 9백52개가 든 큼직한 보따리를 건네주었다.
남녀 졸업생들이 3년 동안 학교안 새마을금고를 통해 모은 돈은 무려 11억6천여만원. 학생들은 평균 1백20여만원이 든 통장을 받은 것이다.
조 교장은 75년 입학생 7백여명에게 1백원이 예금된 통장을 하나씩 입학선물로 나누어주고 1인1통장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입학생 대부분의 형편이 어려워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도독 돕는 일이 학업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껴 시작한 이 운동은 교직원·학부모들의 오해와 무관심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 교장은 고민끝에 교내에 새마을금고를 설치하고 학급마다 저축부장제도를 두어 분위기를 유도하는 한편 81년 졸업식때부터 통장을 돌려주는 행사를 마련,일부의 오해를 불식해 나갔다.
조 교장은 『학생들이 틈틈이 일해 번돈과 용돈,학용품값 등을 아껴모은 푼돈을 매일 저금해 집안의 급한일에 쓰는것을 보면 흐뭇하다』고 말한다.
저축액은 야간부 여학생들이 언제나 훨씬 많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주간부 학생보다 돈을 더 아끼기 때문이다.
경남 함안의 빈농출신인 조 교장은 독학으로 중·고교를 마치고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일본 명치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군마현의 상무대에서 교수로 일하다 71년 귀국,지금 학교의 전신인 동광고등공민학교·실업전수학교를 설립했다.
초창기엔 학생들과 염소기르기 등의 수익사업으로 학교를 일궈 한학년 10학급 규모로 키웠다. 조 교장의 부인은 이 학교의 교감으로 학교운영을 내조하고 있다.<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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