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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변수의 공통점/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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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변수의 공통점/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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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타난 제14대 국회의원 총선의 양상을 보면 다른 선거에서 볼수 없는 특징을 몇가지 읽을 수 있다.우선 가장 이색적인 것은 재벌 기업인이 만든 정당의 출현이다. 지나간 권위주의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상이다.

이제 정말 민주화시대가 열리긴 열렸구나 하는 생각조차 들게 한다. 재벌이 정치까지 할 수 있느냐는 시비가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지만 그런 시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정주영씨가 만든 국민당은 어느덧 제3당의 자리를 굳히고 말았다.

여당인 민자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국민당으로 들어가면서 국민당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다시 하게 만들었다. 두 기존 정당에서 낙선된 인사들 중에는 공천 후보보다 나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일단 선거가 끝나기 전에는 뭐라고 속단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선거 결과 군소 정당으로 전락할지,아니면 몇십석 정도의 의석확보에 그칠지,아니면 더 많은 의석을 얻어 기존 정당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재벌 정당이란 비난을 받으면서도 국민당은 신당으로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일반 국민들 사이에는 「정주영당」에 대해 한마디씩 안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다.

그런 호기심이 표를 찍는데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재벌이 만든 정당이 상당한 호응을 받으며 선거에 참여했다는 것은 지난 선거에서는 볼 수 없던 14대 총선의 특징이다.

다음으로 이번 선거의 특이한 양상을 지적하라면 친여 인사들의 대거출마를 꼽아야 할 것 같다.

과거에는 여당공천에 떨어졌다고 해서 다른 정당을 기웃거리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협박 회유 다른자리 약속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낙천자들을 무마했기 때문이다. 집권세력 내부의 강력한 리더십이 낙천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 민자당의 경우는 집안단속이 너무 허술하다. 회유나 위협,다른 공직제공 등의 방법을 안쓰는 것도 아니나 잘먹혀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럴까.

권력 이양기에 나타나는 권력의 공백현상 때문이다. 노태우대통령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그 뒤를 이을 다음 대통령후보나 민자당 총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탈자가 속출하는 것이다. 일종의 권력누수 현상이다.

이렇게 많은 여당 낙천자가 다른 당으로 옮겨가거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여기에 상당수의 5공 인사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국민당으로 들어가 공천을 얻었다. 특히 정호용씨의 무소속 출마선언이 무슨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친여후보의 난립은 민자당이 처음부터 지니고 있던 숙명이다. 3당이 하나로 합치는 바람에 정치인력이 엄청나게 불어나 수용의 한계가 이제야 드러나는 것이다. 지역구나 전국구 의석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사람은 3배로 불어났으니 차고 넘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재벌정당의 출현과 친여후보의 난립은 확실히 14대 총선에의 커다란 변수로 등장했다. 이 두가지 변수는 6공정부와 민자당에 불만이 많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는 성향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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