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위조단국과수 결탁”/이미 작년부터 의혹 제기/경찰서 참고인자격 김 실장 조사/검찰선 “국과수 관련대목 없었다”/“검·경 수사마찰”·“재판에 영향” 이유 종결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의혹 사건이 폭로되기전 국과수 직원과 인장·지문 위조단의 결탁의혹을 검찰과 경찰이 조사했으나 철저히 규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께 서울경찰청 특수강력수사대에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193 김희석」이란 가공인물 명의로 대전 S건설 대표 이세용씨(45)와 조남근씨(37) 등 모두 8명이 지문·인장을 위조,각종 사기행각을 일삼는 전문위조사기단이라는 진정서가 접수됐다.
진정서에는 임봉규(53) 한치준(41) 장정모씨(43) 등 3명의 피해사례까지 적혀있었으나 묘하게도 이번에 이세용씨와 국과수가 연결돼 있다고 폭로한 조병길씨(47)도 위조단의 일당으로 돼있다.
경찰은 진정서에 따라 이세용씨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을 불러 11월26일부터 위조·사기혐의에 대해 조사를 했고 이씨의 제보로 민자당 전 중앙위원 이창렬씨(59)와 함께 구속된 한치준씨의 동생 치항씨(35)도 경찰에 나가 형의 피해사실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풀려난 조남근씨는 곧바로 서울지검에 『내가 이창렬씨의 범죄행위를 입증하는 진술을 검찰에서 했던것이 허위라는 자백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받았다』고 진단서를 첨부,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지검 특수3부는 같은해 12월16일 경찰관 5명을 독직폭행 혐의로 소환,조사했으나 경찰관들은 모두 『고문은 하지않았다』고 부인했다.
당시 경찰수사기록을 제출받아 검토했던 검찰은 『위조·사기에 대한 물증이 전혀 확보돼있지 않았으며 국과수 직원관련 대목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2월17일 고문수사를 부인하고 『위조단의 혐의가 분명하다』고 발표했고 그후 누명을 벗기위해 인쇄소들을 뒤지며 물증을 찾는 과정에서 종로 광일인쇄소에서 국과수 김형영씨가 지문·인장 50여개를 복제해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연구목적』이라는 진술로 일관,혐의점을 찾지못하고 돌려보냈다고 밝히고 있다.
이즈음 이창렬씨의 1심 공판이 진행되면서 이씨가 『이세용·조남근 일당의 위조·사기에 걸려들었고 검찰이 위조된 현금보관증을 증거로 삼았다』고 주장,검·경의 수사와 재판이 맞물려 돌아가게 됐다.
검·경은 재판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위조단 수사와 독직폭행수사를 모두 미루다 경찰이 지난달 17일 『물증이 없어 내사종결하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재지휘받아 수사하겠다』는 지휘품신서를 서울지검 형사3부에 올리고 내사종결했다.
그러나 경찰이 국과수 김씨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확인하고 과연 철저히 조사를 했는가,어떤 외압은 없었는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위조단 수사로 인해 국가수사기관 사이의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지고 무엇보다 진행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조사를 끝냈다』며 『국과수 김씨는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을뿐 수사대상에 포함돼있지 않았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 역시 『2월7일께 서울지검을 방문한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장이 구두로 처음 김씨 얘기를 해 수사기록해 첨부해두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전에 어떤형식으로든 알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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