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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바람직한 기업문화 창출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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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바람직한 기업문화 창출 “새바람”

입력
199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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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적 직장 풍토 없애자”/사원의견 수렴 「지침」발간/인사청탁 금지·예절 간소화/업무보고때 현장직원 참석/아이디어 적극권장「사장이 방문하거든 속시원하게 당면사항을 보고하고 고칠 점을 거리낌없이 건의하라」 「승진하고나서 상급자에게 인사하는 관례는 잘못된 것이다」 「사장이 순시할 때는 일어나 인사하고 하던일을 계속하라」

지난해 한국전기통신공사라는 이름을 버리고 「정보·통신·인간의 융화」라는 구호아래 새로운 기업문화 창출을 추진중인 한국통신은 최근 「개선되어야할 행동 지침」 Ⅰ·Ⅱ를 잇달아 발간,권위주의적 직장풍토를 불식해가고 있다.

사원들이 의견을 수렴해 만든 이 지침은 인사청탁 금지는 물론 승진후의 행동요령,최고경영자가 산하기관을 방문할 때의 예절 간소화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올해 기관순시는 이 원칙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직공무원과 기존공사출신 사원이 혼재하고 전체사원이 6만여명이나 되는 한국통신에서 회사내의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는 오래전부터 해결해야할 과제였다.

지침서에서 권장하는 행동요령을 보면 그동안의 상하관계가 얼마나 권위주의적이었는가를 알수 있다.

우선 사장이 지방기관을 방문할때 자기관할 경계나 고속도로 진입로에까지 나가 영접하는 것을 이 지침은 금지하고 있다. 현관앞에 기관장과 차상급 간부만 나와 영접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간부들을 접견할때 사용되던 한지에 붓글씨로 써 만든 접견조서를 없애 악수로 대신하고 업무보고 때는 전자실 시험실 등 일선현장 직원과 노조간부 등을 참석케 했다.

업무보고 내용도 일반현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고를 생략하고 유인물로 대신한다.

지침서는 특히 사원들의 건의를 적극 권장하면서 『건의를 하면 윗분에게 부담을 준다고 주저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사장이 일반 사무실을 방문하면 간단한 인사를 하고 일을 계속하면 된다. 별도의 브리핑은 필요없으나 사무실의 대표사원이 간단한 구두보고를 하는 것은 무방하다.

사장과의 회식에는 신입사원·노조간부들이 참석하도록 배려,보직간부 위주이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

지침서는 이밖에 사장에게 특산물을 방문기념으로 증정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부담이 되는 일이라며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아래 13일 상오 실시된 이해욱 한국통신 사장의 서울사업본부 방문은 사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 사장은 간단히 업무보고를 받고 사원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 자리에는 경비원 홍충의씨(49) 교환원 최신자씨(42) 전보배달원인 고필주씨(53) 등 하위직 일선직원으로부터 김옥수 서울사업본부장(58) 등 고위간부까지 다양하게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때 과거와 달리 솔직한 의견을 피력했다. 『114업무가 폭주하고 있으니 유료화시켜서라도 대책을 강구해달라』 『용원의 임금을 올려달라』 『뒷골목의 선로를 깨끗하게 정리하자』 등 갖가지였다.

이들은 이어 인근 한식집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못다한 대회를 이어나갔다.

이해욱사장은 『지침만으로 모든것을 변화시킬수는 없으나 전사원이 노력한다면 바람직한 기업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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