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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미아」 크리칼레프/3월엔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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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미아」 크리칼레프/3월엔 돌아온다

입력
1992.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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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귀환선 비용 부담키로/“취소되면 어떡하나” 조바심도/매주 아내와 통화가 유일한 낙지난달말 외신보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우주미아」 세르게이 크리칼레프는 어찌됐을까.

그는 여전히 귀환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며 우주정거장 미르에 남아 있다. 지상으로부터 『3월중 귀환우주선을 보내겠다』는 통보를 받은 터라서 다소 여유를 찾았으나 돌발사태로 우주선발사가 취소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은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미르에 갖춰진 비디오시설이나 작은 체육관에도 별로 흥미가 없다.

그의 유일한 기쁨은 1주일에 한번씩 아내 레나와 통화하는 것. 그는 아내와의 통화를 통해 지난해 5월 지구를 떠날 당시 소련인이던 자신이 독립국가연합(CIS)인으로 변신돼 있음을 알았다. 쿠데타 발생과 물가폭등 사실도 알게됐다.

그의 월급 5백루블이 미화 3,4달러(한화 2천∼3천원)의 가치로 추락했음도 확인했다. 자신의 기구한 운명도 그렇지만 아내가 쥐꼬리만한 돈으로 힘든 생활를 꾸려나갈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우주계획을 총괄하는 우주국 글라프코스모스는 크리칼레프를 위해 해줄 일이 별로 없어 안타깝기만 했다.

정초에 크리칼레프가 『레몬이 미치도록 먹고 싶다』고 전해왔을때 우주국은 텅빈 국영상점에서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다. 우주국은 이달초에야 미르와 도킹한 식량수송선을 통해 외국인 상점에서 비싼 가격으로 어렵게 구입한 레몬과 양파 몇개를 보냈다. 우주국에 근무하는 그의 동료는 『그의 불안이 음식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 착잡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우주국은 『3월의 귀환 우주선발사는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독일이 발사비용을 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그가 「우주미아」가 된 것도 돈때문. 그가 5개월 임무로 선장 아르체바르스키와 초청승객인 영국인 여자비행사 헬렌 샤먼과 한조가 돼 소유즈 TM12호를 타고 지구를 떠난게 지난해 5월18일.

TM12호는 1주일후 선장과 기술비행사인 그를 남기고 그동안 미르에서 근무한 2명의 우주인과 유료영국승객을 태우고 귀환했다.

다음 우주선 TM13호는 지난해 10월4일 발사됐다. 그러나 13호는 크리칼레프를 데리고 올 수 없었다.

13호 우주선에는 당초 선장·기술비행사·1백만달러의 유료승객(오스트리아인)이 승선토록 돼있었는데 카자흐가 우주선 발사기지가 자국내에 있다는 이유로 자국인의 승선을 강요했기 때문. 우주선 좌석이 셋뿐이니 선장과 유료승객은 뺄수없어 카자흐인 승선으로 기술비행사가 타지 못해 TM13호는 선장만을 교대해주고 귀환했다.

우주국은 긴급수단으로 TM14호를 지난해 11월 발사할 계획을 세웠으나 돈이 없어 이를 포기했다. 우주국은 속수무책인채 안절부절 못하다가 독일의 지원약속에 따라 3월중에 14호를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크리칼레프의 운명은 이제 독일의 약속이행에 달려있는 셈이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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