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조작싼 맞고소 사건서/검찰 “뜻밖의 결과” 당혹/감정담당자가 「유서대필사건」도 맡아 “충격”국립과학수사 연구소의 감정결과가 신빙성이 없다고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형사지법 9단독 이진성판사는 11일 계약서가 위조됐다며 상대방을 무고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덕희 피고인(71·여·(주)제일농약대표·서울 종로구 평창동)에게 『검찰측이 증거물로 제시한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조했다고 주장하는 계약서의 인장부분을 살펴보면 88년 사용당시 이미 테두리가 3곳이 떨어져 나간 인장자국이 89년 6월 체결된 계약서상에는 이어진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를 동일한 것으로 감정한 국과수 김형영 문서분석 실장(53)의 감정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동일인에 의해 감정된 필적감정 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피고인은 87년 1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5의 1 일대 대지중 1백50여평을 김모씨(44)에게 3년간 임대해 줬으나 김씨가 이곳에 임의로 건물을 짓자 『김씨가 내 도장을 위조,계약서를 허위 작성했다』며 고소했다가 오히려 김씨에게 의해 무고 혐의로 맞고소 당해 서울지검 특수3부에 의해 구속됐었다.
한편 국과수의 감정에 따라 박 피고인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번 사건의 국과수 문서 감정책임자 김씨가 최근 허위감정 의혹을 받고 있고 유서대필 사건의 필적감정을 담당한 장본인으로 밝혀지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국과수의 감정에 분명한 결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감정 결과를 배척한 것이지 국과수의 공신력에 대한 전면부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법원 관계자는 『국과수가 최고의 공신력을 갖고 있고 이 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여 온 것이 그동안 법원의 관례라 하더라도 앞으로는 잘못 감정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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