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집단이기주의 잔존 반증/「정치적 중립」 실현 관심 집중김진영 육군참모총장이 육군의 대대장급(중령) 이상 전 지휘관을 대상으로 종적 사조직을 해체할 것과 외부지향적 자세를 지양,전문안보 집단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명령한 지휘서신(제1호)은 앞으로 군의 변화와 진로를 예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지연·학연·임관출신(육사·ROTC·3사 등) 등을 따져 상하계급자가 연결된 종적 사조직이 오래전부터 용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김 총장의 사조직 해체령은 더이상 군내의 배타적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지휘체제를 중심으로한 군의 화합·단결과 발전이 저해돼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김 총장의 지시는 유신 직후인 73년 4월의 윤필용사건으로 군내 종적 사조직의 해체령이 내려진지 19년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군내의 모든 종적 사조직해체령에 따라 육사11기 이하 일부장교들의 모임인 하나회(일심회)가 표면적 활동을 중지했으며 육사졸업생들의 동창회격이었던 북극성회도 해체됐었다.
김 총장이 다시 공적인 지휘계통을 통해 사조직해체령을 내린 것은 군내에 사조직의 폐해가 아직도 잔존해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군고위직을 육사출신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군인사에서는 큰 테두리의 지역배려와 함께 유력자와 같은 부대근무 경력이 있는 「근무연고」가 여전히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문서상으로 조직원 명부가 있는지,조직원이 누구인지 조차 불투명한 하나회는 아직도 군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군내의 시각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하나회에는 육사출신 기별 선두진급자 8∼12명중 상당수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배타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령에서 사단장(육군소장) 진급때까지 끈끈한 결속력으로 선후배의 승진과 영전을 밀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사조직은 군대내에서 많은 장교들에게 소외감을 안겨주고 지휘계통보다 더 영향력이 큰 폐단을 낳았고 정치권을 비롯한 민간사회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현실에서 김 총장이 「육군의 총화단결」이라는 제목의 지휘서신을 통해 모든 종류·유형의 종적 사조직해체령을 내릴 것은 군내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수 밖에 없다.
자신도 한때 유력한 하나회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진 김 총장의 지시는 이미 군안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하나회가 군의 정치개입 모체로 알려져왔던 만큼 김 총장이 정치·경제·사회 등 다른분야에 필요 이상의 관심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려던 자세에서 탈피,군내부 지향적 근무자세를 갖도록 지시한 부분도 군의 정치중립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총장은 최근 주요 참모들과의 회동자리에서 자신을 정치군인으로 보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내 부하중 정치군인이 있다면 내 권한과 책임으로 조치하겠으며 이걸 두고 정치군인이라 부른다면 감수하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후의 첫 지휘서신(제1호)을 통해 육군총수의 지휘의도를 담은 편지를 대대장급 이상 부대지휘관들에게 보낸 김 총장의 「육군총화단결」 과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안재현기자>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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