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국방예산 5년간 5백억불 삭감조치/노드롭사등 생산라인 폐쇄위기/95년까지 50만명 해고될듯… 민수용전환등 자구 몸부림미 군수산업이 동서화해의 물결에 밀려 휘청거리고 있다.
불과 1년전 걸프전특수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던 미 군수산업체들이 소련의 몰락과 동서 해빙무드,미 국방예산 감축 등으로 존립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맥도널 더글러스,제너럴 다이내믹스,노드롭 등 초대형 군수업체들조차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지역분쟁이 대부분 종식되고,러시아가 미국을 동맹국으로 받아들인 현상황에서 미제무기를 필요로하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행정부의 국방예산 감축조치는 군수산업체에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향후 5년 동안 미 군사비예산중 5백억달러를 삭감키로 했으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술 더떠 1천5백억달러 이상의 예산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군수업체들을 더욱 경악시킨 것은 미 국방성이 검토단계에 들어간 「신군비축소계획」.
「신군비축소계획」은 신형군사무기의 제작·변형 등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에만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실질무기구입은 최대한 억제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군수업체들은 「천문학적 수치」의 재정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군비축소계획」과 관계없이 MX미사일·B2스텔스폭격기 생산이 중지된 현상황에서도 관련군수업계는 이미 초상집 분위기이다.
특히 노드롭사의 경우 사운을 걸고 개발한 B2스텔스폭격기가 적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강점에도 불구,대당 8억5천만달러의 엄청난 생산비로 인해 고사할 운영에 처해있다.
당초 1백32대의 B2폭격기를 수주할 예정이던 미 국방부는 의회의 반발로 수주량을 72대로 줄였으며 부시의 전략무기 감축선언으로 이제는 더이상의 생산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백악관측은 노드롭사에게 현재 제작중인 16대의 B2폭격기 생산이 완료되는대로 생산라인을 폐쇄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의 경우도 심혈을 기울인 차세대 공격형 「시울프」 핵잠함이 정부로부터 1차로 수주받은 12대를 제외하고는 추가주문이 중단돼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할 상황이다.
사정이 어려운만큼 군수업체들의 자구노력 또한 필사적이다. 이들 군수업체들은 ▲종업원 해고 등을 통한 감량경영 ▲민수용으로의 업종전환 ▲제3국 기업과의 합작 및 기술판매 등으로 난국타개를 꾀하고 있다.
87년 이후 미 군수업체들이 기업생존을 위해 쏟아놓은 실직·해고자수만 20만명. 지난해 걸프전당시 고용률은 잠시 뛰어올랐으나 계속 종업원을 줄여가고 있는 이들 기업은 오는 96년까지 50만명을 더 해고할 방침이다.
민수용 생산라인의 가동도 이들 기업의 생존전략중 하나이다.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생산주력기종인 F15전투기와 AV8B해리어 전폭기의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여객기 기종인 MD11을 대폭 개량해 기존 여객기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심산이다. 이와 더불어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대만의 항공기산업육성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기술이전을 도우며 생산기지를 이전해 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록크웰사와 록히드사 등은 인공위성산업이나 전자감시체제 개발에 주력하며 업종전환을 서서히 시도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와 의회주변에서는 군수업체의 로비가 여전히 치열하다. 축소된 국방예산이나마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려는 업체의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어떻게 「평화」라는 장애물을 넘을지 주목된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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