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식점」으로 분류된 식당들 중에는 음식과 함께 차를 파는 곳도 있고,팔지않는 곳도 있다. 식사를 한후 근처다방에서 차를 배달시키거나,아예 차를 팔지 않는다고 거절하는 식당을 종종 보게된다.손님들은 차를 팔지 않는 식당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사실은 그런 식당이 법을 잘 지키는 식당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7조7항에 의하면 다방은 주류를 제외한 다류와 음료를,대중음식점은 식사·주류·음료를 파는 업소로 구분돼 있다. 식당은 술이나 사이다는 팔수 있지만,커피나 인삼차는 팔수 없다. 이러한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결과적으로 다방업을 보호해주고 있으며,식사후 차 한잔 마시려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다방을 찾아야 하는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입히고 있다.
퇴폐영업을 하는 이발소가 늘어나면서 많은 남자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깎고 있는데,이것이 위법이라고 이발소들이 들고 일어난적이 있다. 공중위생법 시행령 2조1항에 의하면 이용업은 머리카락이나 수염을 깎아 용모를 단정케하는 영업이고,미용업은 얼굴·머리·피부손질로 외모를 아름답게 하는 영업이다. 이발소들은 「용모를 단정하게 하는 것」과 「외모를 아름답게 하는 것」의 차이를 들어 미장원이 남자손님의 머리를 깎는 것을 불법화하려 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근처 다방들이 시끄럽게 굴까봐 많은 식당들이 차를 팔지 않듯이 시끄러운 이발소가 가까이 있는 미장원들은 남자손님의 머리깎기를 꺼리고 있다. 미장원에서 남자손님들에게 파마를 해주는 것은 외모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므로 합법이지만,단지 머리를 깎아주는 것은 불법이라고 재미있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경제기획원은 가계부담이 날로 커지는 외식비를 억제하고,시간낭비와 불편을 덜기위해 대중음식점과 다방의 겸업을 허용하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겸업이 허용되면 손님들은 식당과 다방을 오가는 낭비를 줄일수 있고,업소들은 차와 식사를 함께 파는 다양한 영업형태를 개발하게 되고,월급쟁이들의 점심내용도 실속위주로 달라질 것이다.
가계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88년 4.8%,89년 6.2%,90년 6.5%,91년 7.5%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식당·다방의 겸업은 외식비 절감 효과도 크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행정이 시민편의 위주로 바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밥은 식당에서,차는 다방에서,용모단정은 이발소에서,아름다운 외모는 미장원에서 하는 식의 불필요한 제한 규정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편집국 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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