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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하루/서울여대 교무과장 남궁종의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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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하루/서울여대 교무과장 남궁종의씨(탈)

입력
199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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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중 시험지 지키기… 1교시 벨에 “안도”서울여대 교무과장 남궁종의씨(50)는 10일 아침 후기대 입시시작 벨이 울리면서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험지관리를 책임진 남궁씨는 지난달 21일 서울신학대 대입시험지 도난사건 이후 피가 마르는 20일을 보냈다. 특히 시험지가 도착한 9일부터는 지금까지 살아온 그 어느날 보다도 길었다.

매년 별일이 없었으므로 그저 관행적으로 보관해오던 시험지가 도난당한 사건이 터진뒤 『이럴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든 남궁씨는 만의 하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우선 수십년동안 사용해온 본관 2층 총장실옆 소회의실 대신 종합교육관 2층의 구내우체국으로 보관장소를 바꾸었다.

이곳에는 경보장치가 설치돼 있고 출입문이 철제로 돼있어 안의 철제캐비닛에 시험지를 보관하면 자연스럽게 이중 삼중으로 보안이 된다.

통상 3∼4명 정도였던 경비요원도 크게 늘렸다. 감독요원으로 파견되는 교육부 직원 2명과 학교경비원 3명외에 교직원 8명을 우체국과 건물주변에 배치하고 관할 노원경찰서에 요청,경찰 3명을 지원받았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교무처장·교무과 입시담당 직원과 함께 남궁씨 자신도 출근,일요일에 철야경비를 했다. 결국 이번 시험지보안에는 모두 19명이나 동원된 셈이었다.

남궁씨는 시험지 관리계획을 마련하는 일외에도 후기대 입시연기로 엉망이 돼버린 학사일정을 조정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남궁씨의 아들(19)도 이번에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시작되고 나서야 비로소 아들생각을 하게된 남궁씨는 『갑작스럽게 시험이 연기돼 컨디션조절에 애를 태웠는데 철야근무 때문에 격려도 못해준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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