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위한 인도적 문제” 정부해명도 의혹/로카르 전 총리등 정치공세… 미테랑 “궁지”【파리=김영환특파원】 지난주 프랑스 정계를 강타한 「하바시 스캔들」로 미테랑 정권이 휘청대고 있다. 조르주 하바시(63)는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F) 지도자로서 60년대 항공기 납치를 창안했고 수차례의 테러에 가담한 팔레스타인 과격파 인물. 그는 프랑스 당국의 허가를 받고 뇌치료를 위해 비밀리에 프랑스에 입국했다가 이 사실이 밝혀지고 여론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자 프랑스 정부는 시르 외무차관,베르나르 케세잘 외무부 총무국장,크리스창미그루 내무부 총무국장,조르지나 뒤포아 엘리제 고문(적십자 총재) 등 관계자 4명을 전격 해임했다. 그러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테랑 대통령은 4일 텔레비전 회견에서 『하바시 사건은 끝났다』고 말하고 『그것은 심각한 사건이 아니며 판단의 오류였기에 보고받은 즉시 관계자들을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회당내에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후보인 미셸 로카르 전 총리 등이 내무 및 외무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프랑스민주연합(UDF) 당수인 지스카르데스탱 전 대통령도 국회해산과 3월22일 이후의 조기총선을 요구하고 있어 가뜩이나 인기바닥인 사회당 정권이 비틀거리고 있다.
하바시 사건은 그의 건강이 과연 입국을 허용해야 할 만큼 나빴는가,또 입국을 어느정도의 선에서 결정했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하바시가 파리로 슬그머니 들어온 지난달 29일 미테랑 대통령은 롤랑 뒤마 외무장관과 함께 오만을 공식방문하고 있었다.
미테랑 대통령은 당초 오만에서 『하바시는 긴급 외과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내무·외무 관계자들이 그의 입국에 반대하지 않았다』면서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의 체불은 짧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부 대변인도 하바시의 입국은 인도적 문제로서 『프랑스는 특정인의 입원요구를 거부했던 적이 없는 나라』라고 밝혔다. 사임한 뒤포아 엘리제 고문도 『하바시 입국은 적십자사를 통한 인도적 결정에 따른 것이며 대통령은 이런 결정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바시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성명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아라파트의 비서실장은 『하바시는 건강진단을 위해 파리에 갔으며 그의 건강은 양호하다』면서 프랑스 책임자와 프랑스 국민의 우호적 태도를 치하했으며 아내인 헬다 하바시도 그의 파리행이 「건강진단」이었음을 시인했다.
하바시는 지난달 29일 밤 파리 15구 적십자 소유의 앙리 뒤낭병원 뇌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가 사흘만은 1일 튀니지로 떠났다.
로카르 전 총리는 『국가는 정치가 그 책임을 질때만 기능한다』면서 장관들의 「목」을 요구했고 데스탱 전 대통령은 『사회당 권력은 유죄다. 왜 이 나라가 점점 약화되도록 내버려 두는가』라며 정치공세를 강화했다.
야당은 서로 제휴하여 곧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할 움직임이나 공산당은 이에 동조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혀 이번 사건은 또 한차례의 국회 표대결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사회당 정권이 프랑스 전통에 따라 인도적인 결정으로 하바시의 입국을 허용했다고 해도 그가 한때 과격파중 과격파인 PFLF의 지도자로서 인명 살상 테러 가담자는 점을 다소 소홀히 했던 인상이다. 사회당 정권의 적수들은 미테랑의 장기집권에 따른 정권의 피로도를 오래전부터 들먹이며 공격을 가해왔다. 그러나 하바시 사건은 『심각지 않다』는 미테랑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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