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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공천/정병진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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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공천/정병진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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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와 체질개선으로 뭔가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민주당의 14대 공천이 6일 일단 매듭 지어졌다. 「이번엔 이뤄내겠지」하며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은 별로 분노하는 기색마저 없이 「저게 아닌데…」하고 또다시 체념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으레 그러려니」 하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대목이 많다. 그중에서도 조윤형 국회부의장에 대한 당지도부의 「작심한듯한」 보복성 탈락조치와 이를 고리로한 신민·민주 양계파간의 자기몫 줄다리기는 추한 모습마저 느끼게 했다.

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는 수권야당을 만들기 위해 모든것을 버리고 통합야당을 만들어 내겠다고 목청을 높여왔다.

그 과정에서 조 부의장이 주도했던 정발연그룹이 돌출되었고 조 부의장 등의 통합요구는 당지도부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해당 행위에 대한 징계」 이어졌다.

이번 공천에서 두 대표의 결단에 맡겨진 조 부의장의 공천여부는 결국 탈락합의로 귀결되었다. 의정활동 부진과 지역구 관리소홀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조 부의장과 당 지도부와의 관계를 잘 아는 사람은 누구나 이것이 정치보복성 결정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공선심사 과정을 지켜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때 못한 출당조치를 이번에 감행했구나」하고 여길게 분명하다. 뿐만아니라 신민계쪽에서 조 부의장의 탈락을 기정사실화하자 목숨을 결고 이를 지키겠다던 민주계가 수용을 빌미로 자파몫에 대한 상당한 수확을 얻어냈다는 지적들은 수권야당을 자처하는 민주당에 대한 서글픔마저 갖게한다.

민주당은 또 광역선거 공천에 불만을 제기하며 탈당했던 이해찬·이철용의원에게도 본때를 보여줬다. 이철용의원은 일차공천때 제외시켰고 다소 「눈치」가 보이는 이해찬의원은 6일의 2차발표에서 탈락자로 분류했다가 발표 10여분전에 부랴부랴 「보류」로 정정했다.

공천기준의 자는 정당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얼마나 공감대를 얻느냐는 전적으로 유권자가 판단할 일이다.

가장 공적이어야할 공천에 사적 보복의 냄새가 짙게 배어서야 유권자에게 표를 달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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