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왕정반대 불구 대다수 지지/“계속봉사” 밝혀 왕위이양설 일축【런던=원인성특파원】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6일로 즉위40년을 맞는다. 올해 66세인 「엘」여왕은 재위 40년이 되는 올해에 중년에 접어든 찰스왕세자(44)에게 왕위를 이양하리라는 추측도 한때 있었으나 지난해 성탄메시지를 통해 국민을 위해 계속 봉사하겠다고 밝혀 이같은 추측을 일축하고 종신 재위할 의사를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의 국가원수일뿐 아니라 영연방 50개국중 17개국에서 국가수반으로 인정하고 있다. 여왕이 이밖에 명목상이지만 총리와 법관을 임명하고 선전포고,국교 및 국가의 승인 등 입헌군주로서의 권한을 갖고있다. 또 총리와는 매주 한번씩 만나 대화를 나눈다.
세계에서 드물게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에서도 왕족의 존재자체에 대한 반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정당과 대부분의 국민은 여전히 여왕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왕정옹호론자들은 이를 통해 국민적 결속이 강화되며 정국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여왕의 존재는 관광과 교역 등의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폐지론자들은 우선 군주제가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권한이 헌법상의 명목적이긴 하지만 선거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을때는 총리지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실질적인 권한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비민주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또 군주제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든다는 점을 반대의 이유로 들기도 한다. 지난해 왕실운영 경비로 7백90만파운드(약 1백11억원)을 비롯,여왕의 개인경비 3백10만파운드(약 43억원) 궁정유지보수비 2천5백60만파운드(약 3백58억원) 등 모두 5천7백만파운드(약 8백억원)를 왕실유지를 위해 쓰여진 것으로 집계됐다.
왕실의 재산에 대한 논란도 심심치 않다. 얼마전 필립홀이라는 연구가는 여왕의 재산이 3억4천1백만파운드(악 4천7백74억원)로 영국 최초의 부자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여왕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일부의 비판론과 폐지론을 대변해 지난해에는 영국의회에 입헌군주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동의안이 제출됐다. 각료를 지낸바 있는 노동당의 토니 벤 의원이 제출한 이 동의안은 당내에서도 큰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왕정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17세기 크롬웰 시대이래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은 물론 노동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군주제와 여왕의 존재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극민들도 대부분 군주제를 좋게 생각하고 있는 편인데 최근의 한 여론조사는 젊은 세대들일수록 덜 호의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 발표됐던 갤럽여론조사에 의하면 왕가의 존재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75%가 동의하는 반면 필요성을 부정하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하지만 25세미만의 응답자중에서는 긍정 60%,부정 36%로 나타났다. 왕가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65%,「안그렇다」가 35%로 나타났는데 25세미만의 응답비율은 40%대 59%로 반대로 나타나 왕가에 대한 인식이나 애정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왕실은 이같은 시대의 변화를 의식한 탓인지 6일의 여왕대관 4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고 화려하게 하기보다는 조용하고 내실있게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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