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물세탁… 비단보다도 우수/코오롱등 국내사 일과 2년격차천연실크와 같은 감촉과 품질을 지니면서 경제성과 가공성이 뛰어난 섬유는 없을까. 보다 우수한 섬유를 찾는 세계섬유 메이커들의 꿈은 육안으로 식별하기조차 어려울만큼 가는 「극세사」라는 차세대 신섬유를 개발해냄으로써 섬유업계에 대변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70년대 들어 합성섬유의 수요가 퇴조하면서 천연섬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천연섬유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공성이 우수한 섬유개발에 몰두해온 세계 섬유업계는 극세사에서 꿈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극세사란 실의 굵기가 0.1데니어 이하의 가는실. 1데니어가 1g의 실로 9㎞까지 늘일수 있는 실의 굵기다.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가는 실은 0.001데니어로 굵기가 머리카락의 1천분의 1.
너무 가늘어 초극세사로 불린다. 초극세사는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으며 0.13g의 원사만으로 백두산과 한라산을 연결할 수 있고 4.4g의 원사는 지구를 한바퀴 감을 수 있다.
천연섬유의 대용으로 개발된 극세사는 여러가지 기능에서 오히려 천연섬유를 능가,인조섬유의 개념을 바꿔 놓으면서 천연섬유쪽으로 돌아섰던 수요를 빠른 속도로 극세사섬유쪽으로 돌려 놓는 등 세계섬유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극세사섬유를 활용한 신소재원단이 속속 등장,사용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극세사섬유를 개발해내지 못한 섬유업체가 도태되는 등 업계 자체의 지각변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극세사개발에 가장 앞선 나라는 일본. 일본 섬유업계는 이미 80년대초에 0.01데니어 이하의 극세사섬유를 개발,「사람의 손으로 만든 천연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지난 88년에는 도레이사가 0.001데니어의 초극세사를 개발,인공피혁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극세사섬유는 자체로도 독자적인 신소재로 쓰이지만 양모나 면 등과 섞어 짤경우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 스포츠웨어,레인웨어,블라우스,스카프,의료용필터 등 용도가 거의 무한하다.
극세사로 만든 직물은 빗방울의 흡수를 방지하는 동시에 땀으로 생기는 수증기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방수코팅을 하지 않고도 방수효과를 낼 수 있다.
또 꼬인 정도가 매우 심한 극세사를 재래식 섬유사와 섞어짬으로써 고가의 스칸디나비안코트와 같은 우수한 품질의 원단도 얻을 수 있다. 극세사로 짠 직물은 실크와 같은 강도와 부드러운 촉감을 지니면서도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극세사를 이용한 섬유제품 가격은 재래식 천연섬유나 화학섬유에 비해 30∼50% 높기 때문에 고부가가치제품의 생산을 위해 선진국 섬유메이커들이 보다 가는 실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19개 업체가 1데니어 이하의 극세사를 생산중이며 영국의 코톨스,독일의 훽스트,이탈리아의 몬테화이버,네덜란드의 악조 등이 극세사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코오롱이 극세사개발에 가장 먼저 참여,지난 86년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0.1데니어의 초극세사를 개발한데 이어 88년에는 0.01데니어,90년에는 0.001데니어의 초극세사를 개발해 냈다. 현재까지 국내섬유업계의 극세사관련 기술은 일본에 비해 약 2년 정도의 격차를 보였으나 코오롱이 2월중에 연산 2천톤 규모의 초극세사 생산공장을 구미에 완공하고 이를 이용한 인조피혁공장을 경산에 건설중이어서 기술격차가 바짝 좁혀질 것으로 기대된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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