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공안당국 대책마련 부심/동포기업인 위장 적발 어려워【홍콩=유주석특파원】 대만의 암흑가 폭력조직들이 속속 중국본토에 잠입,세력을 확대하고 있어 양안간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87년 대만정부가 대륙과의 인적교류를 허용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 5년 사이 이미 연인원 4백여만명의 대만주민들이 홍콩 등 제3국을 거쳐 대륙을 방문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40년 가까운 단절을 잇는 「오작교」의 인파에 묻어 수많은 대만 폭력배들이 본토로 스며들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부터 대만당국의 잇단 갱조직 소탕작전이 계속되면서 그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대만 경찰은 지난 2년간 최소 5백명 이상의 수배중인 폭력조직 두목급 또는 중범자들이 대륙에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복건성경찰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90년의 경우 하문시를 비롯한 성내 연해도시 일대에서 대만계 폭력조직에 의한 살인·밀수·폭행사건 50여건을 적발,1백여명을 검거했다. 이들 대만계 폭력조직은 이미 현지에 터를 잡은 「14K」 「신의안」등 홍콩·마카오계 갱조직이나 토박이 폭력배들과 연결돼 마약·무기류·골동품 등의 밀수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
현재 대륙공안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대만계 폭력조직은 줄잡아 7∼8개 정도. 「죽연방」 「사해방」 「방호방」 「형교방」 「서라문」 「천도맹」 「풍비사」등 대만에서 이미 악명 높은 갱조직들이다. 대륙에 건너간 이들 대만 폭력조직중 일부는 밀수나 비밀도박장 운영 등 불법활동 이외에 농수산물 무역회사나 고급식당,가라오케,골동서화상,부동산업,시멘트 수출대리상 등 기업인·상인으로 행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의 부패관리,국영기업들과도 얽히고 설켜 이미 「대만 동포기업인」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태여서 현지 경찰이 대만계 폭력조직의 발본색원을 벼르고 있으나 간단치가 않다는 것이다.
대만내에서도 엄청난 세력과 재력을 과시하는 「천도맹」이라는 폭력조직은 복건·광동·해남성 등지에 빌딩을 짓거나 대량구입,부동산 임대업으로 떼돈을 벌고 수많은 기업에 투자,현지에서 대만재벌로 행세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동포 기업인으로 위장한 대만계 폭력조직들은 현지 청소년들을 모아 권술교련회 등의 명목으로 행동대조직을 계속 늘리고 있어 현지 치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북경과 대북의 공안·경찰관계자들은 지난 연말 북경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양지역 폭력조직의 현황·연계 등에 관한 정보 교환과 수배범인의 검거,인도에 관한 협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양안 공안당국간의 이같은 제휴협력 움직임에 따라 금년중 수배범인검거 및 인도에 관한 상호협력 각서가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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