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신 범죄소탕 금메달 따겠다”올림픽메달을 꿈꾸던 레슬링선수가 경찰관이 됐다. 강원경찰청에 의해 순경으로 특채돼 강·폭력사건전담 형사요원으로 발령받은 박원구씨(25)는 유도 태권도 검도 합기도 등의 무술 2단이상 공인단증 소지자라야만 현역경관으로 특채되는 관례는 깬 첫 무술경찰관이다.
83년부터 레슬링을 시작한 박씨는 운동시작 1년만인 이듬해 미 워싱턴서 열린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입상,탁월한 자질을 인정받은데 이어 85년 아시아주니어 선수권대회(일본 동경) 2위,90년 전국체전 우승 등 괄목한만한 기량을 보였다.
파스퇴르유업 소속으로 홀어머니와 두동생,아내와 4개월된 아들 등 다섯식구를 부양하며 춘천에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올여름 바르셀로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맹훈련하던 박씨는 지난해 12월22일 뜻밖의 사건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됐다.
이날 새벽6시께 복면강도가 칼과 드라이버·쇠톱 등으로 「중무장」 하고 침입,여동생방에 들어가 금품을 턴뒤 동생마저 욕보이려 달려들었다.
동생의 날카로운 비명에 잠을 깬 박씨는 팬티차림으로 달려나가 인기척에 달아는 범인을 추격,15분간 골목에서 혈투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박씨는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등과 팔 등 4곳을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
이 바람에 박씨는 지난달말 열린 올림픽파견선수 선발전에 출전을 포기,필생의 꿈을 못이루게 돼 좌절해야 했다.
박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던 강원경찰청은 그의 뛰어난 운동솜씨와 보기드문 정의감·시민정신을 높이 사 특채키로 결정했다.
우직해보이는 얼굴에 미소를 되찾은 박씨는 『올림픽출전의 꿈은 꺾였지만 대신 범죄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운동에 들이던 노력이상의 열정을 새 임무에 쏟아넣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춘천=박주환기자>춘천=박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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