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대학 시험지 도난사건이 가져온 교훈은 무엇인가. 그 교훈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한날 한시에 똑같은 문제로 전국이 동시에 시험을 치르는」 현 제도로는 그러한 불상사가 언젠가는 터질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우리가 얻는 교훈이요,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나 알맞게 제도를 고쳐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이 시간을 통해서 배울 점이 될 것이다.물론 이번사건이 던진 파란과 혼란 등 후유증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27만명이 넘는 후기대학 수험생과 그들의 학부모들이 당한 물적·심적피해는 두말할 것도 없다. 후기대학과 전문대학들이 시험일정의 순연으로 인한 학사일정의 차질에 따른 혼란이 큰 것도 무시못할 피해다. 더불어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까지 이 사건으로 인해서 무능한 수사력을 다시한번 국민들 앞에 드러내보였다는 예상밖의 피해까지를 감안한다면 더욱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해서 많은 미비점을 그대로 둔채 성급하게 확정해 놓은 「새 대학입시제도」를 보완할 새로운 계기를 갖게됐다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새로운 계기를 맞아 우리는 94학년에 실시될 새 대학입시 제도에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몇가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다시 제시하려 한다.
새 대학입시제가 제시한 3대 선발자료인 ▲고교 내신성적(필수사항·40%이상 반영) ▲대학수학능력시험(국가출제 및 관리·선택사항) ▲대학별 본고사 부활(대학자율·선택사항) 등 기본골격을 크게 바꿀필요는 없다고 본다.
보완해야할 첫째문제는 「고3 후반에 2회 실시」 토록한 수학능력시험 횟수만은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란을 통해 우리가 「2회실시의 불합리성」을 여러차례 지적했듯이 「2회실시」는 수험생과 출제 및 채점기관 모두에게 불필요한 부담만을 가중시키는 실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은행이 생겨 출제와 채점 등 시험관리 여건이 갖춰진다면 5∼6회 식의 다회수제가 좋겠지만,지금의 우리 여건으로는 「1회로 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수학능력시험 시행관리를 시·도 교육청에 맡긴 것은 잘못하면 지역경쟁의식 발동으로 인해 공동성에 신뢰도가 결여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지역 수험생에게 점수를 더받게 하자는 지역 이기주의가 기어들 소지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수학능력 시험은 「선지원 후시험」이 될테니까 시험관리를 당해 대학에서 하도록 했으면 한다.
세번째는 대학본고사의 과목수 문제다. 수학능력 시험에서 국어·영어·수학을 시험하게 되므로 대학본고사 과목은 1∼2과목으로 하라는 획일성 규정이 꼭 필요하겠느냐는 것이다. 수학능력 시험성적의 채택여부와 반영비율 자체가 대학의 재량에 맡겨진 이상,고교내신 성적과 대학본고사만으로 학생선발을 하는 대학도 많게될 것이고 보면 본고사 과목을 2∼3개로 하든,5∼6개로 하든 그 자체를 대학재량에 맡기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네번째 문제는 대학들이 어떠한 유형을 택하든 「고교내신성적 반영」만은 반드시 의무적으로 하는 것을 후퇴해서는 안될줄로 믿는다. 그것은 바로 고교내신 입시학원화를 막아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보완작업 시한을 꼭 오는 12일까지로 촉박하게 못박아놓고 서두르지 말고 한두달의 여유를 갖고 보다 완벽한 새 입시제도가 될 수 있게 보완해 주기를 바란다. 시한성에 너무 얽매여 이번의 보완마저도 졸속이돼서는 안되겠기에 하는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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