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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연휴 무사하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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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연휴 무사하게(사설)

입력
199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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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명의 설날귀성 교통전쟁이 또 시작됐다. 좁은 국토와 도로율이 낮은 나라에서 추석과 설날 연휴때마다 인구의 절반이 대이동을 하니 당국에서 아무리 특별 교통대책을 세워본들 최악의 교통체증과 사고다발을 빚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특히 귀성러시를 앞두고 전국에 폭설이 내리고 기온마저 뚝 떨어져 모두가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귀성전쟁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있는 여건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 교통 안전 및 소통대책,귀성차량들의 질서 있는 방어운전,불필요한 나들이를 삼가한 조용한 설 보내기의 확산으로 조금이라도 체증과 사고를 줄여야겠다.설날을 앞두고 서울­대전간이 9시간,서울­강릉 및 속초간은 10시간은 걸린것 같다는 당국의 차량소요시간 예측이 이미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럴진대 귀성객들은 가고 오는데 하루씩을 보내고 말아 설날 4일 연휴의 절반을 길바닥에서 보낸다는 계산이 쉽게 나온다. 특히 올설날 연휴는 작년과 달라 한햇동안 차량이 1백만대씩이나 늘었고,일요일이 겹쳤으며,총선을 앞두고 선거흥청거림마저 사실상 본격화하는 시점이기에 교통전쟁이 더욱 가열화해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당국의 예상으로는 수도권에서 고향과 휴양지로 떠나는 차량행렬이 지난 설때보다 23% 불어난 75만7천대에 이른다고 한다.

해가 갈수록 이처럼 사정이 더욱 어려워진다면 단순한 교통대책만으로는 문제해결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종합대책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우선 사회간접자본의 지속적 투자로 교통설비를 확충하고,자동차및 교통문화의 수준을 교육을 통해 높이는게 시급하고,교통통제 체계를 최대한으로 효율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행정과 산업 및 인구의 도시집중화를 방치한 결과 더욱 극심해진 귀성전쟁이기에 장기적 안목의 분산책을 중단없이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미 대도시에는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부동산·산업·차량이 한계에 이른감이 없지않아 대도시 거주자나 업체도 과거의 편리함 대신 불편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때이다. 이럴때 정부당국은 과감한 유인책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사실 나라인구의 절반이 움직이는 비상사태란 교통뿐 아니라 안보·치안 및 에너지절약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일년중 추석과 설날 및 짧은 여름휴가철에만 집중된 우리의 휴가문화도 재정립해야 한다. 국민들이 일년중 골고루 분산해 한적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을때 보람과 재충전의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법이다. 이제는 공휴일도 연휴로 하지말고 분산시켜야 할때이다. 설날연휴를 모두가 질서의식과 조짐속에 무사히 치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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