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3일간의 설날휴일이 이어져 연휴가 4∼5일씩이나 계속된다. 내친걸음에 연월차휴가까지 얹으면 1주일을 고스란히 쉴수도 있다. 그러나 귀성으로 교통전쟁을 겪고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사람끼리 술타령을 하다 보면 쉰다는 것은 말뿐이고 몸은 더 고달프고 축나게 마련이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설날에는 도소라고하는 한약을 넣고 빚은 도소주를 데우지 않고 찬 술로 마시는 풍습이 전하여 왔는데 설날에 도소주를 마셔야만 1년중 사기를 쫓아내고 무병장수한다고 했으나 산초 방풍 백출 밀감피 육계피 등 약재로 조제한 도소의 약효로 설날 술판의 숙취를 방지하려는 것이 도소주 풍습의 노림일 것이다. ◆일본의 한 양조업자는 제조공정에 음향시설을 통해 명곡의 멜로디를 흘려보내며 빚은 음악주를 시장에 내놓아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고 한다. 지난해 모차르트 작품의 멜로디속에서 빚어진 청주가 모차르트 2백주기 기념주로 나와 좋은 반응을 얻자 포도주에는 샹송,코냑에는 쇼팽,스카치에는 베토벤,빵에는 브람스 하는식으로 술과 종류에 따라 발효숙성음악도 달리 하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효모가 지능이나 음악적 감각을 지녔다면 멜로디로 빚은 음악주가 색다른 술맛을 낼수도 있겠지만 효모의 발효과정과 음악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 발효학자들의 견해다. 그런데도 음악주가 제법 인기를 끄는것은 술과 가락이 한데 어울린 격조와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주의 아이디어는 아무래도 얄팍한 상술의 냄새가 물씬하다. ◆그에 비하면 설날 술판의 알코올 농도를 중화시키기 위한 도소주의 풍습은 훨씬 지혜롭다. 요즈음 유행되는 폭탄주는 도소주와는 정반대로 숙취를 가속시키고 술꾼을 녹초로 만든다. 이번 설날의 술판서도 많은 술꾼들이 폭탄주의 피해를 당할것 같은데 선인들이 보인 도소주의 지혜를 되살릴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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