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같은 선진국에도 믿지 못할 야바위가 적지않은 것같다. 로레타 라로치라는 여자는 정신건강이라는 이름의 「행복」을 팔아먹고 사는 전문가다. 그는 말한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1백번에서 4백번 웃음을 웃는다』고. 그렇다면 한시간마다 최고 스물다섯번이나 웃으란 말이냐고 존레오라는 사람은 비판하고 있다.웃는 것과는 반대로 한국사람에게는 「홧병」이라는 우리민족 특유의 병이 있다고 86년 연세대 의대의 정신과 연구팀이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홧병은 「적개심의 누적」으로 생긴다. 페니베이커라는 미국의 심리학자도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고 했다.
속으로 홧병을 앓을망정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우리네지만 숨가쁜 투기판에서 부평초처럼 이미 밀리고,저리 밀리는 오늘의 한국인에게 몸의 병만큼 마음의 병도 심각하다.
그런 뜻에서 정부가 정신보건법을 만들겠다고 서두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정신보건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5년과 90년 그리고 지난해에도 정부의 제안에 입씨름이 붙었었다.
사회적인 보호나 관심권밖에 내팽개쳐진 정신질환자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국가적 관심은 진작 있어야 했던 것이다. 89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조사보고로는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는 인구의 2.16%로 돼있다.
정부의 계산으로는 전국의 정신질환자가 90만명 정도. 이중에서 10만명은 당장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국 병원의 정신과 병상은 1만3천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전국 15군데의 정신병원은 4백억원이 넘는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9월 국회상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법안은 애초에 법무부가 범죄예방대책의 하나로 추진했던 것이다. 환자의 치료보다는 「격리·수용」이 그 1차적 목표였다.
80년대까지만해도 소련에서는 반정부활동을 한 사람들을 정신과 병동에 강제수용했다는 악명높은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국에서도 글래디스 버라는 여자가 42년 동안 억울하게 정신병동에 갇혀,지난 85년 법원판결로 23만5천달러의 배상금을 코네티컷주정부로부터 받은 일이 있다.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에는 엄격한 인권보장장치가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겨우 1만3천개의 병상시설을 가지고 강제입원을 입법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먼저 국가적인 투자가 선행해야 하고,그에 앞서 과도적으로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위한 국가적 재정지원제도부터 만드는게 순서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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