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일더하기로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촉발시키는 과소비를 자제하자는 국민적인 컨센선스가 확산되고 있는 요즈음 서울시가 과소비의 전위부대를 자처하고 나섰다.서울시는 지난 28일 서울정도 6백주년을 기념하는 90여억원짜리 대형 조형물을 건립한다고 발표,예산을 낭비한다는 여론의 지탄을 받더니 이제는 또 시내 22개 구청장들이 대당 2천4백여만원이나 하는 최고급 승용차를 지난해 11월 일제히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있다.
이들 승용차는 대우슈퍼살롱 등 모두가 2천㏄급으로 구청장들은 이들 차량의 구입을 위해 지난해말 추경예산편성때 부랴부랴 차량구입비를 예산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례구청장회의가 열리는 매주 수요일 아침 시청주차장에는 이들이 타고온 22대의 차량들로 고급승용차 전시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물론 서울시의 이같은 예산집행은 시·구의회의 승인을 받은 만큼 넒게 해석하면 시민의 동의를 받았다고 봐도 좋을 듯 싶다.
그러나 요즈음의 시행정은 그러한 절차상의 문제를 떠나 도대체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현재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소비 추방운동을 위해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다며 타 시·도에는 없는 재활용 보관용기를 시비를 들여가면서까지 시내 전 아파트 단지에 설치하는 등 법석을 떨고 있다.
또 물가오름세를 억제한다며 개인서비스 업소에 가격인하 각서까지 받아가며 시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한 서울시가 다른 한편으로 시민과 아무관련없는 6백주년 기념 조형물 건립비에 90억원을 쏟아붓고 고급승용차를 구입하는데 시예산을 펑펑쓰고 있으니 할말이 없을 뿐이다.
더욱이 물의를 빚은 일선구청장들은 서울시 22개구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평균 55.6%밖에 되지 않아 올해 시로부터 7천2백20억원의 교부금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은 커녕 자신의 호사에 예산을 먼저 돌렸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서울시는 문제가 생길때마다 자신들의 행동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론이 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든다고 불평한다. 물론 서울시의 이같은 행정은 불법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정서감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그들만은 왜 일부러 외면하려는 것일까.
서울시도 이제는 합법에만 얽매는 행정의 굴레를 벗고 합리적인 행정을 지향할때가 됐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시민들이 낸 혈세로 최고급 승용차를 산뒤 먼저 타고 다니던 자가용은 「안방마님」 몫으로 돌렸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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