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단속강화」 새 법 발효 앞두고 자구책마련 분주/백17개 조직에 “회사로 위장” 지령/경찰 “전과자 비율따라 의법조치”【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의 유명한 조직폭력단 야마구치구미(산구조)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산하조직을 회사인양 위장시키기에 분주하다. 오는 3월1일부터 조직폭력배 단속을 강화하는 폭력단신법이 발효되면 지금과 같은 임의단체조직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다. 고베(신호)시에 있는 야마구치 총본부는 신년초 산하 1백17개 직계단체장들에게 극비지령을 팩시밀리로 하달했다.
문서를 받아본 즉시 소각하도록 지시한 이 팩시의 내용은 이달말까지 각 단체를 법인체(회사)로 바꾸어 조장을 대표자,간부들을 이사진으로 하도록 돼 있다.
자본금 업종 등 정관에 관한 사항을 각자판단에 맡긴 이 지령은 기시모토(안본)조는 「주식회사 안본」,장우회는 「주식회사 석전」,제2대 요시카와(길천)조는 「주긱회사 야상」으로 회사명까지 예시했다. 그러나 회사설립수속만은 사법서사에게 의뢰토록 했다.
발신인은 야마구치 제2인자 「택견 등」 명의로 돼있으며 「통달」이란 문서제목위에 비자 도장이 찍혀있다.
이 조치로 전국의 야마구치 직계단체들은 거의가 회사조직으로 위장했거나 수속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간판을 바꾸어 달아도 조직내용에 변경이 없으면 적발해 신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장회사들이 실제로 비즈니스활동을 하는 사실이 밝혀지면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신법의 효능을 의심하는 소리도 있다.
이른바 폭력단신법은 범죄경력이 있는 구성원이 일정비율을 넘는 단체는 각 도도부현 공안위원회가 폭력단으로 규정해 관보에 게재,현행법으로는 단속이 불가능했던 「영업활동」을 불법화하게 된다. 유흥업소를 다른 폭력단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월정사례금을 받는 일,교통사고 합의나 채무관계 등에 관여해 일정액을 받아내는 전형적인 수법을 단속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조직폭력단 수입원으로는 하잘것없는 이런 활동이 어려워진다고해서 폭력단이 없어질리는 없지만 큰 타격을 입게될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각 폭력단들은 산하 조직의 회사화를 서두르면서 부녀자까지 동원히 이색데모를 연출하고 있다.
또 마약밀거래에 관여함으로써 큰 돈을 벌었던 야마구치조직이 마약박멸의 기치를 쳐든 「전국국토정화동맹」이라는 정치단체를 만들어 정부시책에 협력하는 것처럼 추파를 던지는 것도 다급한 자구책인 것 같다.
새 법안의 시행이 다가오자 또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폭력단이 신우익 신좌익조직과 연대해 반대집회가 자주 열린다는 사실. 폭력을 호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공통점 탓인지 색깔이 판이한 단체들이 목소리를 합쳐 폭력신법 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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