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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동기도 다시 미궁에/갈팡질팡 시험지 도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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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동기도 다시 미궁에/갈팡질팡 시험지 도난 수사

입력
199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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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등 유류품 전혀없어 “곤혹”/전과불구 주위선 “매우 모범적” 평가일치/학교전체가 피해자… 「교내갈등」도 모순일주일 이상 답보상태에 있던 서울신학대 대입시험지 도난사건 수사는 조병술 경비과장(56)의 자살로 급진전되는듯 했으나 하루도 못가 다시 답답한 미로속으로 빠져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당초 조씨의 돌연한 자살이 사건해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하고 흥분했으나 유서 등 자살동기를 추청할만한 유류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전후 조씨의 행적조사와 28일 밤의 교직원 재소환 조사에서도 아무런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현재까지의 수사결과로 보아 조씨 자살동기를 규명해내지 못하는한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검경은 ▲조씨 주변과 사건전후 행적 ▲교내 역할·갈등관계 ▲범행과 자살로 인한 주변의 이해관계 등 동기수사에 전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검경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조사결과가 모두 일관성이 없다는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우선 조씨는 특수절도·협박·장물취득 등 6번의 전과를 갖고있으나 주위의 평가는 이같은 전력과 크게 다르다.

조씨가 74년 이 대학에 취직하고 교회에 다닌뒤에는 누구보다 건실한 기독교인 이었으며 자녀들에 대해서도 『가정교육을 잘 시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범적인 인물이었다는것이 주변의 일치된 평가다. 조씨는 실제로 충북향우회·복사골 친목회 등 3∼4개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떠맡겨지다시피 회장일도 보고있는 등 신망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신자나 이웃들은 조씨 자살이유를 『정씨를 범인으로 단정할만한 제보를 경찰에 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짐으로써 기독교인으로 감내하기힘든 갈등을 느꼈고 수사대상에 올라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신망이 무너지는데 대한 심리적 부담갈등이 원인이 됐을것』이라고 말할정도이다.

교내 인물들간의 역학관계를 따져보더라도 역시 모순된 양상이 나타난다.

검경은 조씨와 경비원 정계택씨가 직속상하 관계라는 점을 들어 당초 혼자혐의를 쓰기로 약속했던 정씨가 흔들리면서 수사망이 좁혀들어 범행전모가 드러날것을 우려해 제3의 배후를 보호하고 사건을 자신의 선에서 마무리짓기위해 자살했으리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조씨와 정씨는 서로 상반되 입장에 서있는것으로 나타나 추정의 근거가 의문시된다. 즉 굳이 분류하자면 조씨는 조종남 전 학장계열의 주류도 볼수있는 반면 정씨는 이순성 교무과장과 함께 다소 소원한 비주류로 볼수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지 절취행위자체와 조씨의 자살이 주변의 이해관계에 끼치는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이 수사혼란을 초래하는 가장큰 원인이다. 현실적으로 서울신학대 조 전 학장과 전직원·학생들 모두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고 결과적으로 이득을 본 사람은 아무도없다. 학내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한 주류측의 자작극으로 가정할 경우 이미 조 전 학장이 사임하는 등 결과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의 경우라고 해도 수사과정에서 빚어진 심각한 도덕성 실추와 공동책임을 면할길이없다.

또 사건의 엄청난 파장을 예견치못하고 단지 교내역학관계에 영향을 주기위해 단순한 생각으로 범행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

검경의 추정대로 조씨가 어떤 형태로든 범행을 깊숙히 관련됐고 수사의 연결고리를 끊기위해 자살이라는 극한수단을 택했다해도 유서를 전혀 남기지 않은점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검경은 국졸학력인 조씨가 글쓰기에 서툴러 경비일지조차도 부하직원에서 쓰게할 정도여서 유서를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있다.

사건초기부터 명확한 수사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검·경은 이제 또다른 돌발상황이 계기를 만들어 주지않는한 속수무책인 상태에 빠져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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