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혼선등 투자장애 지적/김 회장/“전면개방은 곤란” 이해당부/김 주석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최근 10박11일간의 방북 체류기간중 김일성 북한주석과 3시간을 함께 보냈고 이가운데 1시간은 독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과 김 주석의 대화는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집중함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이들의 면담이후 김 회장 일행의 북한활동을 아무런 걸림돌없이 술술 풀려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귀국이후 김 회장을 비롯한 방북사절단 일행의 기자회견,공식·비공식인터뷰,29일 전경련에서 가진 방북결과 보고 등에서 밝혀진 당시의 「3시간대좌」를 엮어본다.
김 회장 일행이 김 주석을 만난것은 입북 5일째인 지난 20일이었다.
김 주석과의 면담에는 대우그룹의 부회장 사장 등은 물론 이승영과장까지 일행전원이 초대됐다.
김 회장 일행은 20일 아침 평양인근의 속소인 흥부초대소에서 벤츠 승용차에 분승,30분거리의 별장에 도착했다. 김 주석이 마중을 나와 『잘오셨습니다. 반갑습니다』라며 마치 오랜 고향친구를 대하듯이 반가워하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일행은 별장내 대형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티타임을 30분가량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주석은 우선 노태우대통령의 안부를 물은뒤 남북협력의 역사적 당위성,책임자들의 소명의식 등을 비교적 가벼운 톤으로 풀어나갔다.
이어 김 주석은 다른 사람들은 좋은 대화시간을 가지라며 대접견실에 남겨두고 김 회장과 소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둘만의 독대를 나눴다.
김 주석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경제현황 등을 설명하고 남한측의 협력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심정을 토로하며 김 회장에게 무슨말이든 거리낌없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도 기탄없이 남북관계,특히 경제협력 방안에 관한 자신의 평소 구상을 털어놓았다. 경공업을 중심으로 수출에 역점을 두려는 북측의 경제발전 전략은 방향을 옳게 잡은 것이라는 등의 생각을 전달하고 여러가지 조언도 해주었다. 또 남한기업의 대북투자에 있어서 장애요인을 조속히 해결해줄 것도 건의했다. 가령 북한에는 번지수도 재대로 안돼 있어 기업들이 땅을 이용하더라도 어느 기관에 등기를 하고 사용권 신청을 해야하는지 투자환경 조성이 안돼 있다는 것 등이었다.
김 주석은 김 회장의 이야기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김 주석은 이야기를 다 듣고 『김 회장은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북한이 일시에 전면적 개방을 할 수 없다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평양인근 등에 공단을 설립하기 보다는 남포 등 대규모 경제특구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대외 개방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하며 남한의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김 주석은 무엇보다도 외국 정부가 빈약해 어려움이 많다며 이 부분에서도 남측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김 주석은 또 김 회장이 방북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등에서 북한의 경제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준데 대해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주어 대한히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남한의 많은 기업인들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주석은 끝으로 노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며 빠른 시일내 만나고 싶다는 뜻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대략 1시간동안의 독대를 마친후 이들은 대접견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과 다시 만나 1시간30분동안 오찬을 가지며 다양한 주제에 관해 담소를 나눴다.
김 주석은 당초 스케줄보다 훨씬 길어진 이날 오찬면담을 마치고 배웅에 나서 『앞으로 내집처럼 생각하고 북한을 들러달라』고 작별인사를 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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