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저 「달러·유가·금리」때와 달리 호기 못돼/가격경쟁력 떨어지고 에너지소비 크게 늘어최근들어 국제경제환경은 저금리·저유가·저달러의 소위 신3저 현상이 다시 도래,경제회복의 호기를 맞고 있으나 우리경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주체적 능력을 거의 상실,경제회복 기회를 잃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7일 경제기획원 한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이후 국제적으로 저달러·저금리·저유가 등이 동반 출현,강도에 있어서는 다소 뒤지지만 80년대 중반의 3저시대와 유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미 달러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지난 89년말 달러당 1백43.43엔까지 오르다가 지난 연말엔 1백25.35엔으로 떨어졌으며 최근엔 1백20엔선까지 위협,3저시대의 「저달러 엔고현상」을 재현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는 미국의 우대금리가 89년 10.5%에서 지난해말엔 6.5%까지 하락,3저시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국제석유 가격도 걸프전 전후로 배럴당 30달러를 넘다가 지난해 말에는 19.10달러(WTI기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신3저는 우리경제에 과거만큼 충분한 활력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값이 크게 떨어져도 한국상품은 80년대 3저시대와는 달리 이미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이나 동남아(아세안) 국가에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저달러 현상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저유가에 대해서도 국내 생산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유가가 떨어져도 에너지 소비물량 증가로 인해 유가부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에너지 소비증가율을 보여주는 에너지 소비탄력성은 87년 0.87에서 90년 상반기엔 1.51로 두배 가량 늘었다. 특히 90년 상반기 석유소비 탄력성은 2.41로 생산을 한단위 늘리기 위해선 석유소비를 2배 이상 늘려야 하는 처지다.
저금리의 경우에도 80년대 중반과는 크겜 달라진 여건 때문에 우리경제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27일 내놓은 「최근 신3저 여건의 전망 및 효과분석」에서 최근의 신3저 여건은 세계경기의 회복정도에 따라 소폭 변동될 가능성은 있으나 대체로 92년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의 신3저 현상은 지난 86∼88년의 호황기때와 비교할때 엔화 환율의 절상폭이 80년대 중반만 못하고,세계경제성장 및 교역량의 회복전망이 다소 불투명한데다,우리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미·일의 수입증가율이 86∼88년에 비해 크게 둔화되고,세계각국의 보호무역 추세로 외국의 대한 수입규제는 강화된 반면 국내시장 개방은 확대되고 있어 과거보다는 그 효과가 미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선진국과의 무역갈등,후발개도국의 추격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결국 외생변수가 아니라 기술혁신 및 신상품의 개발,내부 경제환경 안정 등 주체적 여건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다시찾아온 신3저 여건을 적극 활용,수출경쟁력 회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임금안정과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한 기업 근로자 가계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합심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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