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규모 기금조성 방침/“경제기반 취약 변호사 지원”최근 법원과 검찰,변호사업계 등 법조계 주변의 부조리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황계룡) 소속 변호사들이 돈 없는 신규 변호사들의 개업자금 지원 등을 위한 신용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25일 상오 10시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92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서울변호사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키로 의결,금명간 재무부에 조합인가신청을 내기로 했다. 이에따라 빠르면 2월중에 변호사 신용협동조합이 정식출범하게 됐다.
신용협동조합은 현재 1천5백여명에 달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이 임의가입 형식으로 자본금을 출자,설립될 예정이다. 변호사회는 우선 조합원 출자금을 1구좌당 1백만원 정도로 정해 1백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방침이다.
변호사회가 신용협동조합 설립에 나서게 된 것은 경제적 토대가 약한 일부 변호사들이 사건브로커를 고용,무리하게 사건을 수임하거나 조건부 사건수임 등으로 변호사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변호사회는 지난 20일 사건브로커 10여명을 고용해 사건을 수임한 김모변호사와 형사사건 피의자를 구속취소 결정으로 풀어주겠다며 돈을 받은 최모변호사 등 2명을 징계키로 의결했으며 현재도 10여명의 변호사에 대해 비리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변호사회의 한 관계자는 『변호사가 신규개업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억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사법연수원출신 변호사들이 대량 배출되면서 일부 변호사들이 무리한 사건수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변호사회는 앞으로 조성될 1백억원의 조합기금을 활용,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변호사들의 윤리의식을 확립키 위한 활동.
변호사회는 조합기금이 조성되는대로 신규배출되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개업자금을 장기저리로 융자해 주는 한편 윤리의식 확립을 위한 교육강좌 등을 수시로 개설,건전한 변호사상을 심어주기로 했다.
또 외국의 판례집 각종 법률서적 사무용품 등을 조합기금으로 공동조달,업무경비를 대폭 절감해 나갈 방침이다. 변호사회는 이밖에 ▲백화점·여행사 등의 단체이용 ▲선진외국의 최신 법률정보 입수 및 외국과의 법률자료 교환 등에도 조합기금을 이용키로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최대촌 사무국장은 『변호사회는 앞으로 자정차원에서 비리변호사들을 지속적으로 엄단해 나가는 한편 경제력이 약한 변호사들을 지원함으로써 부조리를 근절해 나갈 방침』이라며 『법조부조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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