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5단 1집반승소년바둑기사 이창호 5단(17)이 세계정상에 우뚝섰다.
27일 서울 라마다올림피아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서울경제신문 주최 동양증권 후원 제3기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최종국에서 백을 쥔 이창호 5단은 2백35수만에 한집반을 이겨 3승2패로 임해봉 9단을 누르고 세계타이틀을 차지했다.
종반 대역전국을 펼친 이날 승부는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로 대국이 끝날때까지 검토실의 기사들이 유불리를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이창호 5단의 수습과 임해봉 9단의 공격으로 일관된 이날 바둑에서 이창호는 어느 창으로도 뚫을 수 없는 세계최고의 방패임을 입증했다.
이날 대국은 양기사가 최종국임을 의식,중앙전을 피하며 실리를 중시하는 대국을 벌이다가 이창호 5단이 백 34로 하변에 침입한뒤 백의 실리와 흑의 세력으로 양분된뒤 대국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혈전을 거듭,TV로 관전한 바둑팬을 열광시켰다.
이날 이 5단의 가장 돋보인 수는 우하귀 3·3을 치받은 백 86. 이 수로 백말이 안정되고 우하귀 흑진의 실리가 파괴되자 검토실의 한국기사들은 환성을 터뜨렸다. 이날 승부가 결정된 것은 중앙전으로 백돌을 잡기위해 둔 흑 1백27수. 이 수는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돼 백1백30으로 들여다보자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뒤에도 바둑은 미세한 반집승부로 진행됐으나 임 9단이 우상귀 백 1백90의 곳을 두지않고 좌상귀 흑 1백85를 둠으로써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이후 이창호 5단은 한치도 빈틈없는 끝을 내기로 한집반 승으로 대국을 마무리지었다.
◎임9단 “엄청난 소년” 경이표시
『이미 나의 실력을 뛰어넘고 있다』 『대단히 엄청나다고 할수 밖에 없다』 60년대부터 세계최강인 일본 바둑계를 석권해왔던 대만의 임해봉 9단은 대국이 끝난뒤 패자로서의 아픔보다는 소년기사의 뛰어남에 경이스러움을 표하는듯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창호 5단은 이날 승리가 확인된뒤 『이긴다는 생각은 못하고 계가승부까지라도 이끌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바둑에 임했다』면서 『계속 배우는 자세로 바둑에 임하겠다』고 겸손해했다.
이날 바둑은 임해봉 9단의 실수보다는 이창호 5단의 참고 기다릴줄 아는 치밀한 수읽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평이었다. 남의 실수가 아닌 소년자신의 실력이 이날의 위업을 이룬것이다.
대국이 끝난후 바로 이어진 시상식에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우승자인 이 5단에게 동양증권배와 5천만원의 상금을,준우승자인 임해봉 9단에겐 1천5백만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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