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확대통한 인하주장/재계/물가우려 수요부터 잡아야/정부금리인하 문제를 둘러싼 이용만 재무장관과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간의 금리논쟁은 이 장관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이 장관과 최 회장은 지난 23일에 이어 25일 상오8시부터 서울팔레스호텔에서 2시간30여분에 걸쳐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금리인하를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금융당국을 대표한 이 장관은 재무부의 이수휴차관 백원구차관보 이정재 이재국장 김종창 금융정책과장 등 재무부 이재팀과 한은의 이우영부총재 최연종이사 이수길 조사1부장 등 금융전문가를 대동했고 재계를 대표한 최 회장은 구석모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선경 영기획실의 박도근 부사장 등과 함께 참여했다.
이날 조찬토론회에서 최 회장이 제기한 주요 논점은 『통화량을 늘려 금리를 내려도 물가가 오르지 않으니 현재의 통화량을 더욱 늘려 기업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과 『혹시 통화량 증가로 물가가 오를 기미가 있다면 대규모 공산품 수입으로 대처할 수가 있다』는 두가지.
최 회장쪽은 명목 GNP(국민총생산)에 대한 시중 총통화의 비중을 나타내는 경제학 용어 「마샬K」를 이용,우리나라의 통화량이 미국 일본 대만보다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이 장관쪽은 『통화량 확대에 의한 금리인하는 이미 지난 88년말의 금리자유화 때 한차례 시도했다가 사실상 실패한 경험이있어 최근엔 자금수요쪽을 주시하고 있다』 『수입확대에 의한 물가안정은 최근의 우리나라 국제수지 상황을 볼때 국제수지 악화를 더욱 가속시킬 우려가 크다』는 등으로 응답.
또 마샬K를 내세운 통화량부족 지적에 대해선 『우리 금융시장의 특성상 제2금융권의 비중이 미국 일본 등에 비해 2배 이상 되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적합치 않다』고 말했다.
토론과정에서 최 회장은 미국에서 다년간 경제학을 전공한 실력을 십분 발휘,통화의 유통속도 문제,통화안정증권의 부작용 등 전문적인 문제들을 폭넓게 지적했으며 한은 최 이사는 경제방정식을 칠판에 쓰며 논의에 참여하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였고 때로는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 목청을 돋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장관쪽의 방어나 문제점 지적이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는게 토론후의 주변 평가.
양측은 『금리가 높아 산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공감한 분위기.
이날 토론은 최 회장이 노태우대통령의 사돈인데다 경제정책에 관해 여권내에서 발언권이 큰 점을 감안,이 장관이 특별 초청했다는 관측이 유력.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현장의 소리를 듣기위해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났으며 최 회장도 그런 차원에서 만났을 뿐』이라고 밝혔고 최 회장은 『선경그룹 회장이 아니라 전경련부설 한국경제연구원장 자격으로 나온 것』이라고 애써 강조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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