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몇 지하철역 안에선 농산물을 직판하는 광경이 눈에 띈다. 농촌의 특산품을 들고나와 직접 소비자를 맞이하고 있다. 토종꿀,울릉도 엿,들기름을 비롯,쌀을 이용한 가공식품도 여러가지여서 입맛을 당긴다. 도시인들의 발길이 저절로 멈추고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의 자생·자구의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간다. 식생활 취향이 고급화 하면서 오히려 옛맛을 즐겨 찾는다. 양식이나 중국식 요리는 별미이긴 하지만 우리입에는 역시 구수한 우리맛이 알맞는다. 순창고추장에 비빈 전주비빔밥은 생각만해도 입안이 개운해진다. 전통 음식과 향토특산품은 그래서 언제나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 음식은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고유의 특미가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구의 서울집중으로 저마다의 특징이 뒤범벅이 되었다. 일종의 「짬뽕」 음식문화가 만들어진 셈이다. 세월의 흐름은 음식의 맛깔도 변하게 하지만 특색이 퇴색하는 현상은 아무래도 언짢다. 음식에도 자존이 담겼다고 본다. 내 고장의 입맛을 지키는것도 자기존중의 한 방법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 뉴욕타임스는 「한국인은 문화와 전통에 대한 자랑이 대단한 국민이며 이러한 한국인의 긍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혼란과 경제침체 때문에 우리는 한동안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을 같은 시각으로 봐온 미국의 언론이 부드럽게 변하고 있음은 주목할만하다. 용이 못되고 지렁이나 된듯 기가 죽을 필요가 없다. 다시 한번 자신감을 가져볼만하다. ◆자신감의 회복은 자신에 대해 애정과 존중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겁만 집어 먹을게 아니라 우리음식을 자랑하고 사랑하는 버릇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오랜전통과 문화를 자랑하는 국민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자기 것을 귀하게 여기고 살려가는 기풍의 진작이 긴요하다. 자기비하는 자멸과 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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