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후계등 내·외 명분 성숙” 적극선회/실현 “빠르면 3월·늦어도 상반기중”노태우대통령과 김일성 북한주석간의 남북정상회담이 추측과 전망의 단계를 벗어나 한층 가시권에 접어든 분위기이다. 김 북한주석이 남북정상회담을 강력히 희망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을 통해 우리측에 전달코저 했다는 사실이 26일 밝혀져 정상회담에 관한 관심은 고조돼가고 있다.
남북한 정상간의 만남은 지난연말 서울서 열린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예상을 뒤엎고 남북한 합의서가 채택되고 이어 한반도 최대의 현안이었던 핵문제가 타결국면으로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남북한간 비공식 접촉은 물론 한반도에 이해를 갖고있는 주변국가들간의 우회적인 외교 경로에서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감지돼왔다. 한반도 주변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상반기내 정상회담은 필지의 사실이며 단지 그 시기가 언제냐라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태이다.
남북한은 그동안 정상회담에 대한 당위성을 수차례 천명해온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당위성 천명은 대체로 남북한간의 명분찾기에 주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즉 조건이 충족돼있지 않는 상태에서의 정상회담은 어차피 실현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며 획기적인 합의를 도출할만한 의제가 마련돼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현재 남북한간의 내부적 상황변화와 관계개선의 시작,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기류는 정상회담의 조기실현을 재촉하는 가장 확실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선 노 대통령은 지난 5차고위급회담때 연형묵 북한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김일성주석과의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비롯,미 일 등 우방국을 통해 북한측의 능동적 대응을 촉구해왔다.
북한측은 지난 15일부터 평양을 방문한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김주석 면담을 통해 이에 대한 확실한 「화답」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북한간 접촉이 아니더라도 지난 22일 뉴욕에서 열린 미·북한간의 첫 고위급 접촉에서 미국은 핵문제의 최종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북한측도 이에대해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일본총리도 지난 16일 한일정상 회담서 이달말 북경에서 열릴 제6차 일·북한 수교교섭때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남북한 정상회담에 대해 양측은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실현시킬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이 무엇보다도 조기실현의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남측은 6공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종착역이자 완결점으로서 남북간의 획기적 관계개선,또는 통일의 기본구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당위성과 정치적 고려를 갖고 있다.
이에대해 북한의 정상회담 필요성은 북한고위층의 최근 언급에서 잘 드러나듯 남측보다 절실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외면하고는 고립감을 심화시킬 뿐이며 더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인식을 갖기 시작했고 이와함께 김정일 체제로의 권력세습을 위한 안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초조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여건을 종합해볼때 정상회담의 시기는 늦어도 상반기중에 빠르면 3월이전에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2월19일 평양에서 열릴 6차 고위급회담,4월15일 김일성주석의 80회 생일을 전후한 북한의 권력이양,3월말의 총선 등 남북한의 주요정치 일정을 고려한 것이다.
정상회담의 시기가 구체적화된다면 관심은 형식과 의제 및 회담결과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일방식에 대한 여전한 이견,한국전쟁에 대한 책임문제,북한측 정상회담의 주체 등은 남북간에 또다른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관련,조기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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