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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동창들 40년만에 한자리/대구연합중고 동창회 창립(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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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동창들 40년만에 한자리/대구연합중고 동창회 창립(화제)

입력
1992.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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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팔이의 고학생들 이젠 각계서 지도자로/“가방을 책상삼아 공부” 회고1·4후퇴후 대구로 피난해 잠시나마 서울피난대구연합고등학교에서 같이 공부한 동창들이 24일 하오 6시30분 서울 힐튼호텔에서 만나 동창회를 창립했다.

이들은 6·25의 포화를 피해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와 공부에 대한 집념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

이날 모임에는 단기 4286년(서기 1953년) 3월14일 졸업한 이 학교의 제2회 졸업생 4백82명중 남자 50명 여자 30명 등 총 80명이 참석했다. 창립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이금홍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은 『전쟁전 각자 다니던 학교들은 달랐지만 공부에 대한 집념만으로 만났다. 대구 경북여고앞 육군관사자리에 자리잡은 이 학교에서 우리는 긴의자에 빽빽히 앉아 가방을 책상삼아 공부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기흥 한국방송광고공사 전무는 『당시 입학자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2백여 학교에서 모여든 남자 3백70여명과 여자 2백77명 등 총 6백47명이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신문팔이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셋방살이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공부에 대한 집념만은 남달리 강해 모두들 눈이 반짝반짝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들이 40년 가까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89년.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이종찬 민자당의원은 『내년이면 우리 피란동기들이 졸업한지 만 40년이 된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하나 둘씩 동창회모임을 각자는 뜻이 모여 졸업 40주년을 성대히 치르자는 의견으로 발전됐다. 오늘 모임은 일종의 준비이고 각자 연락을 취해 최대한 동기들을 모은 뒤 내년 행사를 치르고 앞으로도 모임을 이날 모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방송광고공사의 이 전무는 『전쟁을 모르고 자란 젊은이들에게 과거를 상기시키고자 하는 뜻도 우리 모임의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대구연합중 2회 졸업생들은 민자당의 이 의원과 세계대권도연맹의 이 총장,방송광고공사 이 전무를 비롯,정상학 제주지법원장,장한규 동아투자금융사장,이근수 증권감독원 부원장,효성중공업 김현진전무,서부병원 장돈식원장,박승준 동원육영회 전무,서립규 핵드볼협회장,권태원 신용리스 회장,황원오 증권관리위원회위원 등. 이들 이외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백낙청 서울대 교수,영화배우 엄앵란씨도 함께 공부했던 동창생. 동창생들은 2시간반 가량 계속된 이날 모임에서 당시의 어려웠던 생활,유난히 짓궂게 놀란 남학생,당시의 은사 등등을 화제로 화기애애한 시가나을 나눴다. 조지훈이 작사한 교가도 목소리 높여 불렀다.

「팔공산 높은 봉은 백두산 정기/삼각산 큰 기상을 거기서 본다/자유찾아 남쪽하늘 먼길에 모여…」

교가를 부르며 하나가 된 이들 피란 동창생들의 눈에는 40년전의 대구가 생생히 떠오르고 있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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